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몇 번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수줍게 신청한 알라딘 신간평가단.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심지어, 다 쓴 글을 한 번 날려먹기도 했다 ㅠㅠ). 코 끝이 매콤해지는 12월, 한 해의 끄트머리에 나는 새롭고 낯선 일을 시작한다. 뭔가, 꿈틀거리고 두근거리는 이 느낌이 싫지는 않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만나게 될 신간, 어떤 책이 있을까?
서촌방향 -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 최고의 동네
설재우 (지은이) | 이덴슬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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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남보다 강북을 좋아하고, 도심보다는 살짝 비껴 서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 듯한 좁고 허름한 골목길을 좋아한다. 언젠가 친구에게 "나, 효자동이나 북촌에서 살고 싶어"라는 말을 했다가, 그 동네 집값에 대한 진실과 현실성 없는 나의 헛된 꿈에 대한 걱정을 한바탕 듣고 난 이후, 살 꿈은 엄두도 못내고, 그저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는 사치라도, 감사히 받아들이자 결심했더랬다.
이 책과 함께라면, 마음 맞고, 대화 통하는 친구와 졸졸졸 수다를 나누며 골목길을 걷는 기분이 나려나? 궁금하다.
카피는 거시기다 - 카피, 시, 혹은 아이디어를 위한 메타포 50
- 윤제림 (지은이) |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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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잘하고, 글 잘쓰는 사람처럼 부러운 사람이 없다. 그런 사람들은 몸 어딘가에 '생각 주머니'를 차고 있는지 말과 글이 반짝반짝 샘솟는다. 그래서 가끔, 그 주머니를 훔치고도 싶다. 이 책은 훔치고 싶은 '카피'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나열해놓았다. '거시기'로 통칭될만큼 '카피'의 세계란 넓고, 다양하다. 카피라이터가 쓴 책이니, 얼마나 반짝거릴 것인가. 그의 '생각 주머니' 속을 탈출하여 세상으로 외출한 언어들을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리게 되어 반갑고, 반갑다.
시옷의 세계 -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김소연 (지은이)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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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한 [카피는 거시기다]가 카피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담았다면 이 책은 '시옷'으로 시작되는 다양한 풍경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았다. 어떤 사물과 사람과 때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기억되고, 담긴다. 작가가 단어를 고르고, 그 단어의 의미들을 곰곰히 생각하고, 글로 써내려 간 과정이 궁금하여 더 읽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작가의 '시옷의 세계'와 결코 같을리 없을 나의 '시옷의 세계'를 상상해본다.
소로우의 강 - 강에서 보낸 철학과 사색의 시간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은이) | 윤규상 (옮긴이) | 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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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의 소로우로 기억되는 소로우의 작품. 젊은 시절, 콩고드 강에서 길어낸 사색을 담았다고 한다. 소로우 생의 마지막과 함께 한 책도 이 책이라 한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이 궁금해졌다. 생의 마지막에 기억될 한 권의 책은, 그의 삶에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나는 이 책에서 어떤 소로우를 발견하게 될까. 이 맛에, 오래된 새 책을 만날 수 있는 이 맛에, 우리는 계속 책을 찾게 되는 것 아닐까.
올드걸의 시집 -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꾸는 존재에게
- 은유 (지은이) | 청어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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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삶이 삶일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상처에 서툴지 않을 수 있을까? 올 한 해, 나를 힘들게도 하였고, 나를 구원하였던 단어는 '상처'였다. 이 책이 반가웠던 이유는 상처를 받았으나 여전히 어딘가를 응시하고, 여전히 꿈꾸는 존재로 살아가는... 나같은 누군가 존재하는구나, 싶어서였다. 아, 이 언니는 이 시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구나, 어머, 이런 시도 있었네... 라며 읽어내려가다보면, 사르륵, 사르륵, 상처가 사라져버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