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자의 차트>는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살아남는 데 필요치 않은 상상이나 감정, 꿈 등을 소거한 채 살아가던 이들이 마침내 방벽 너머 ‘두려움’의 세계로 나아가는 이야기로, ‘생존’을 위해 인류가 무엇을 버리고 포기하는지를 짚음으로써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조건’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 디스토피아적 소설이다.기술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탐구하는 사회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부적격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또한 작가 특유의 '우리가 사는 세계의 문제점을 극대화한 SF 세계관'이 돋보이며 인간다움이란 시스템상 효율적으로 완수해야 하는 일이 아닌,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고통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존재 방식임을 작품 속에 투영하고 있다. 중재 도시에서 '두려움'이란 소거되어 마땅한 감정이다. 하지만 정말 인간의 감정 중 소거되어 마땅한 감정이 존재할까? 또한 중재 도시의 사람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꿈이란 더 이상 중재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우면서 비효율적인 존재 그 자체로 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그들에게 꿈이란 비현실의 산물이 아닌 인간다움을 깨닫게 해 주는 핵심이다.<부적격자의 차트>는 단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며 경고하는 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효율성과 생산성, 적격성과 부격적성이라는 이분법적 세계 속에서 오히려 결핍과 불완전함을 인간 존재의 본질로 재조명한다. AI와 인공지능, 다양한 과학의 발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 또한 마찬가지다. 겉보기에는 완전해 보이지만 인공지능의 시스템은 정량화할 수 없는 인간 본질의 감정과 미묘한 관계를 측정할 수 없다. 우리도 오직 생존을 위해 인간이 필수적으로 가지고 누릴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잊고 산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