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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평점 :
<삶은 작은 것들로>는 15년 전, 세상을 떠난 저자가 남긴 산문 중에서 유려한 문장들을 골라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묶어 낸 문장집이다. 문학, 희망, 사랑을 우리 곁의 작은 것들에 빗대어 노래한 에세이스트인 저자의 삶을 닮은 투명하고 섬세한 문장들은 아직도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며, 그를 잊지 않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사랑’과 ‘희망’, 그리고 ‘문학’이라는 삶에서 꼭 필요한 세 요소 속에서 가장 보통의 언어로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문장들을 엮어냈다. 일상의 단조롭지만 수수한 언어들로 가장 진실된 생의 가치를 전달한 글 속에서 우리는 오늘을 다시 살아 낼 용기를, 끝내 슬픔과 고통을 이겨 낼 강인한 의지를 배운다.
‘사랑받는 자는 용감하다. 사랑받은 기억만으로도 용감할 수 있다.’는 책 속의 구절을 좋아한다. 오롯한 내 편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자 행복이다. 세상 모두가 나에게 등을 돌려도, 나를 믿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 넘어져도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받는 사람이 아닌, 먼저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보다 나를 먼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타인이 주는 사랑을 진정으로 받을 수 있다.
큰 성공과 막대한 부, 명예로운 지위 또한 삶에서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하고도 작은 행복이다. 강하고 화려한 것들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스스로의 여유와 쉼터가 되어 주기도 한다.
누군가의 시선에는 그저 한없이 작고 어설픈 것들이지만 결국 이러한 것들이 모여, 보다 험난한 세상 속 우리를 단단하게 지탱해 주고 어둠을 밝혀 주는 등불이 되어 준다. 현재 자극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감정과 크게 드러나지 않는 소소한 것들이다. 결국 우리의 삶은 대단한 것들이 아닌 작은 것들로 이루어진 따뜻한 마음의 결정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