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약, 나쁜 약, 이상한 약 - 인류는 어떻게 약을 이용해 왔을까? 나의 한 글자 9
박성규 지음, 리노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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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 나쁜 약, 이상한 약>은 의대와 약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필독서일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무심코 약장을 열어 약을 먹기 전 약이란 무엇인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또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약과 관련된 과학적 사실을 만화로 꾸며 이해의 폭을 넓혔다. 만병통치약과 관련된 이야기에서부터 용량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약의 이중성, 약으로 시작한 코카콜라 이야기 등 흥미로운 약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렸을 때 자주 듣던 옛날이야기 ‘바리공주’에는 ‘신기한 약물’이 등장한다. 바리공주는 죽어가는 왕을 살리기 위해 저승에서 고된 일을 하고 여러 난관을 극복한 끝에 결국 신기한 약물을 얻어 부친을 치료한다. 이 공으로 막내딸 바리공주는 이승과 저승의 길을 인도하는 무신이 된다. 이처럼 바리공주가 이승과 저승 사이의 길을 열어 죽은 이의 영혼을 편안하게 인도하는 힘을 지닐 수 있게 된 까닭은 바로 ‘신기한 약물’ 덕분이었다.

이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먼 과거에도 약에 대한 관심과 그에 대한 기대가 꽤 컸다는 걸 전통 설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모든 약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쟁을 겪으면서 의학과 약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과거 전쟁터에서 병사들에게 각성제로 사용되었던 마약류는 이제 일상으로 파고들어 일반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다.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치료 용도가 아니라 개인의 욕구 해소를 위해 사용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약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이기에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고 동시에 죽게도 만드는 것일까. 우리는 <좋은 약, 나쁜 약, 이상한 약>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고, 현재도 쓰이는 다양한 약물의 탄생 비화와 역사를 재미있는 만화와 흥미로운 의약 상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질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약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커질 것이다. 세상에 좋은 약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나쁜 약과 이상한 약, 알 수 없는 약들 또한 많기에 ‘약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한 번쯤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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