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목소리 - 당신에게도 대나무 숲이 있나요? 목소리 시리즈 2
연지 지음 / 마누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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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의 ’드라마‘라는 노래에는 ‘언제부턴가 급격하게
단조로 바뀌던 배경음악 / 조명이 꺼진 세트장에 혼자 남겨진 나는 / 단역을 맡은 그냥 평범한 여자 / 꽃도 하늘도 한강도 거짓말 / 나의 드라마는 또 이렇게 끝나 / 나왔는지조차 모르게 끝났는지조차 모르게’ 라는 가사가 나온다. 전체적인 멜로디는 밝고 경쾌하고 초반부의 가사는 사랑스럽지만, 후반부의 가사는 위와 같다. 사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모든 분야를 포함해서 과연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배우의 목소리>에는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무명씨’들이 겪는 보통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책의 저자는 8년째 연기라는 일을 하고 있는 ‘무명 배우’로 생활하면서 겪은 기쁨, 슬픔, 좌절, 희망 등이 가감 없이 담겨있다.

사람들은 특히 젊고 아름다운 순간에 누구나 길을 잃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 도전하고 모험한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가장 기대하던 순간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오직 ‘성공’을 위해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 속에서 기쁨이나 희망 대신 좌절이나 회의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순간도 많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처음의 그 감정을 잊은 채 성공을 위해서 오직 높은 곳으로 올라갈 생각만 하게 된다.

과연 성공한 삶이란 무엇이길래 이렇게 우리를 성공에 목매는 사람으로 만드는 걸까. 성공한 삶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취향과 추구하는 방향, 인생의 가치관을 획일화하고 그에 반하는 것들을 성공하지 못한 삶이라고 치부하는 건 과연 옳은 일일까. ‘성공한 삶’이라는 범주로 묶기는 싫지만 이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성공한 삶, 성공한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한 송이의 큰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지만 크고 화려한 꽃과 주변의 작은 꽃들이 모인다면 더욱 아름다운 꽃다발을 만들 수 있다. 작은 꽃들이 큰 꽃을 에워싸면서 비로소 하나의 다발이 붉게, 푸르게, 조화롭게 만들어진다. 꼭 화려한 꽃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는 자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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