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 일러스트 레터 1
마틴 베일리 지음, 이한이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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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걸작 대부분은, 그가 죽기 전 프로방스에서 보낸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탄생했다.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고흐는 빛나는 색채를 찾아 1888년 프로방스의 아를로 향했다. 여기서부터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흐가 보낸 편지의 주된 수신인은 그의 동생 테오다. 고흐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해설을 자세히 해 둬서 거의 모든 작품을 화가가 어떤 생각으로 그렸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반 고흐는 평생 딱 한 개의 작품밖에 팔지 못했으며, 미술계에서 알려진 인물도 아니었다. 그의 인생은 자신에 대한 회의감 등 다양한 심리적 문제로 가득했다.

고흐의 그림에는 유독 노란색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초록 요정의 술' 혹은 '에메랄드 지옥'이라고 불리는 스위스의 술 '압생트'의 부작용이다. 고흐가 사용한 찬란한 노란색은 압생트에 들어있는 산토닌이라는 성분이 시신경을 손상시켜 모든 사물이 노랗게 보이는 시각장애, 환시증을 일으킨 결과였다고 한다.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림 안의 공기가 어떤 느낌인지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 미술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작품을 보면서 습하거나 쨍하거나 탁하고 서늘한, 선선함 등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하다. 그의 작품은 모두 외롭지만 색은 또 따뜻하다. 고흐의 고민도 이렇게 따뜻하면서 외로운 것들 같았을까.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고흐의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짝이는 별빛들을 따라 끊임없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그림을 그렸던 고흐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가난과 빈곤이라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고 방황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림을 향한 그의 열정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은 고흐만이 아닌, 우리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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