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여자의 평생 숙제'라는 말은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다이어트를 해 보지 않은 사람 또한 찾기가 힘들다. 또항 자신을 다이어트라는 감옥 안에 가두고 혹사시켜도, 날씬하지 않으면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한 가지의 음식만 먹으며 몇 주를 버틴다거나, 심한 부작용이 가득한 다이어트 식품이나 약을 먹으며 기본적인 식욕도 사라지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몸무게가 표준 체중에 해당해도 다이어트 부작용을 감내하면서까지 살을 뺀다.<스키니시티>는 아름다운 인간만이 가치 있으며, 모든 인간의 목적은 오직 아름다움이어야 한다는 사상을 지닌 소설 속 인물 ‘굿펠로’의 사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소설 속 설정을 위해 허구로 창조한 사상이지만 왠지 모르게 우리 현대 사회의 모습과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외모 등급이 곧 삶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는 파인 시티의 모든 시민과, 스키니시티가 옳지 않은 것이란 걸 알면서도 그 거대함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수긍하며 살아가는 가족들. 카타를 제외한 모든 인물은 삶의 방식이 자신의 온전한 행복보다는 사회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 평소에 별생각 없이 살던 같은 조건의 사람들이 이런 체계를 처음 접한다면 한두 번은 인식하는 정도로 넘어가더라도,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면 은연중에 높은 미의 기준과 다이어트 강박을 지니게 된다. 이런 강박을 계속 전시하다 보면 그 강박감이 다른 사람들까지 신경 쓰이게 만들고 서로에게 불안과 스트레스만 주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코르셋까지 조이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외모를 가꾸는 것에 대해서 자기만족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유행따라 바뀌는 기준의 미를 따라가는 행동은 절대 자기만족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더욱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몸매를 가꾼다고 해도 본인이 남과 비교하는 걸 끊을 수 없다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S등급을 받는다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과 만족은커녕 더욱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감은 더 낮아질 것이다. 본인에 대한 만족은 절대 남과 비교해서 얻을 수 없다. 급작스러운 변화가 무섭고 두렵다면, 사회의 잘못된 점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변해 나가면 된다. 지금, 우리가 세상을 바꿔 놓지 않으면 수백 년이 지나도 이 사회는 그대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