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반려동물이 마중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데 들을 때마다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기분이 든다. 나는 주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동물 애호가다. 하지만 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고, 지금으로서는 앞으로도 키울 생각이 없다. 지나친 걱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가올 이별과 이별로 파생된 아픔을 내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현실을 살피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함께 할 수 있었던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너무나도 소중한 하루였다는 걸 늘 시간이 지나고 깨닫는다. '반려'라는 말이 무색하게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반려동물은 내 삶의 한 순간을 함께하는 하나의 올곧은 생명체기 때문에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감수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어느 날 마음속에 나무를 심었다>의 주인공 나무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반려동물과 그들의 보호자들은 함께 했던 모든 시간과 순간이 소중했을 것이다. 안녕이라는 말이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듯, 그들은 우리의 작은 친구들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또한 마음에 고인 눈물을 조금이라도 털어낼 수 있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같은 아픔을 겪은 우리들이 서로를 위로해 줄 것이다. 한때 깊이 좋아했던 모든 것은 절대로 잊을 수 없고, 한때 깊이 사랑했던 모든 것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