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아동 학대나 가정 폭력이 뉴스에서 일어나는 일, 또는 나와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무관심 속에서 죽어간 아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사람들이 분개하고 큰 사건이 되었던 정인이 뿐만 아니라 이름 모른 채 토막나서 묻혀버린 피해 아동도, 매 맞아 죽은 피해 아동도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다.<달빛 천사 구미호>는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아동 학대라는 주제를 우리에게 친근한 구미호가 등장하는 판타지 동화 속에 녹여낸 책이다. 짧은 한 권의 동화 속에 담긴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 도심 속 구미호라는 비현실적인 소재와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아동 학대라는 소재가 대비되어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주변의 무관심 속에 살 수 있던 많은 아이들이 죽어갔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 물론 큰 틀에서 보면 사회의 미비한 아동 보호 제도와 정책 또한 문제가 된다. 하지만 누군가 관심을 조금만 더 쏟았다면 한 생명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피해 아동이 많다. 앞으로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약자인 아동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른답게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싶다.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장 답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이 작은 다짐을 내 안에 담아놓고 있다 보면, 분명 언젠가 그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아동은 결코 성인과 동등하지 않은 절대적 약자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동 학대에 대한 문제가 많이 알려져서 피해 아동의 아픔에 동참하며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 있기를.아름다워서 슬프고, 슬퍼서 아름다웠던 책의 마지막처럼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도 누군가의 구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