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과 그에 따른 서사가 남성 위주인 작품을 알탕이라고 표현한다. 남성이 주인공이고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나 기타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 사람 또한 남성이다. 이러한 문화에서 주로 여성이 맡는 역할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남성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예쁜 꽃이나, 남성이 구원하러 올 때까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등으로 표현된다. 남성들이 그들만의 세계에서 서로 연대와 친목, 승리를 쟁취하는 동안 왜 여성들은 그들의 트로피가 되어 남성을 기다려야만 했을까.남성이 주연이 아닌 오직 여성만이 등장하고 여성이 다 해 먹는 작품이 그리웠다. <UR OWN XXX>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여성이며, 어느 정도의 픽션이지만 보다 현실에 가까운 레즈비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 모음집이라서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지만 구성된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성과 여성의 사랑은 사람들이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한 종류일 뿐이라고. 우리는 여성과 남성의 사랑이 주류인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여성과 여성의 사랑이 비주류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저 각자의 사랑이 다른 것뿐이라는 그 말이 아직도 기억에 깊게 남는다.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쉽게 그때의 감정으로 서로의 손을 놓아버리기도 한다. 평소 같으면 화날 일도 아닌데, 서로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싸움이 더 커진다. 아마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계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분명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때의 미성숙한 사랑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가장 큰 발판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다른 색채로 변해버린 내 과거의 미성숙한 사랑이 이제는 기억 속에서 온전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