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E. M. 리피 지음, 송예슬 옮김 / 달로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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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예쁠 필요가 없고, 평가당할 이유 또한 없다. <스킨>의 도입부에서는 주인공 나탈리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자신을 보고 비웃는 것 같은 피해망상에 빠진 장면이 자주 나온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예쁘고 날씬한 몸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여성의 특권이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은 이 특권을 누리는 것이 여성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예뻐야 하는 나를 죽어도 포기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얼굴과 몸은 통과할 수 없는 시험 같은 것이다. 아무도 도달할 수 없는데 거울을 보면 나 자신만 불합격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사실 나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니라, 모든 여성이 거울을 보면서 자신만 불합격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건 애초에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닌데도.

여성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나탈리들은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더욱 마른 몸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외모지상주의의 명백한 피해자인 여성들이 끊임없이 피해를 입었고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여성이 지쳤다.

우리는 예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듯, 더는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렸을 때부터 여성을 항상 평가 대상에 놓아 온 우리는 아무도 평가를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여성에 대한 평가를 정당화시킨다.

인생의 행복과 기쁨은 아름다운 외모나 날씬한 몸이 채워 주는 게 아니다. 지금 당장의 공허함은 예쁜 외모가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취와 건강한 내면을 돌보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채워지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 주는 마음이 커질수록 진정한 나와 만나는 것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
 
더이상 세상의 모든 나탈리들은 한 철 피고 지는 꽃이 아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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