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없습니다
윤준 지음 / 워크워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신영복의 '떨리는 지남철'에 이런 글이 있다. '북극을 가리키는 나침반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나침반은 자기에게 지니워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나침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하자. 내 바늘 끝이 아직 떨리고 있으니 말이다. (212p 인용)


인생에서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어떤 우연이 또 다른 우연을 불러올지, 또 다른 우연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한 세상에는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이 허다하고, 어떤 건 아예 마음에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의 덫에 빠지는 일이 많았다.

<수입은 없습니다>에서는 아버지이자 남편, 사업가이자 나 자신이 주인공이다. 온 세상이 캄캄해 보일 정도로 희망이 사라지고,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후회하는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생에는 반전이 있고 삶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있으며, 묵묵히 참고 견뎌내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 있다. 인내는 잔혹하지만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과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실수나 잘못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성장의 시작이다. 인생의 변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실패를 거듭하는 불신 가득한 삶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는 만큼 나라도 나를 믿어야 균형이 맞춰진다. 비관할 것 천지인 인생에서 희망을 찾는 방식은 이런 것이다.

어두운 생각은 나 자신의 어둠을 만든다. 피할 수 없는 실패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삶이 천천히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우리가 살아갈 날들은 늘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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