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위해, 떨어지지도 넘어지지도 않기 위해, 내 마음과 상대의 말을 적절히 섞어가며 균형을 맞춘다. 그리고 다시 돌아간다. 내가 자리 잡아야 하는 곳으로. 내 마음이 있어야 할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적절한 곳으로. (231p 인용)틈만 나면 죽음에 관해서 생각하곤 한다. 이렇게 매일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미래를 살아갈 수는 있을까, 살아야만 하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잠식되면서 틈만 나면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를 읽으면서 작가님께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죽음과 우울함에 대해 깊게 공감했다. 애초에 왜 우울한 땅굴로 들어갔는지 잊을 만큼 오랜 시간을 땅굴에 머물 필요는 없다. 또한 현재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돌이켜 보면서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괜찮다. 다만 그것은 현재에서 바로 끝내야 한다. 어떤 날의 감정 정리는 바로 끝마치지 않으면 과거가 되는 것이기에 나 자신을 위해서 과거의 감정과 우울에 목매지 않아야 한다. 이 순간에도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응원을 건네주어야겠다. 지금의 나 자신과 감정에 집중하고 사랑하는 건 오직 나 자신만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내 우울은 항상 요란하지만, 행복은 의외로 무덤덤하다. 그래서 세상 모든 우울을 의미 없이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