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원아, 나에게 사랑하느냐고 물었지? 사랑해. 여전히.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 그리고 은하도. 우리 셋이 함께였을 때 세상은 완전했어. 나는 너와 은하를 온전히 사랑했어. (319p 인용)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감정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감정 중 하나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이별의 상실감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된다.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의 하나는 따뜻하고 찬란한 봄과 같던 날들이 점차 멀어져 가고 은하를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춥고 외로운 겨울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결국 정원을 떠나 무한한 우주의 미래로 향한다.

살다 보면 언젠가 슬픔과 상실이 사랑의 한 기능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 시간을 인내하는 건 잔혹하지만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과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일 때도 있기에 여태 오지 않은 것들은 결국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주보다 큰 마음으로 사랑의 흔적을 따라간다면 같은 시간을 함께하지 않아도 삶의 궤적을 함께 살아낸 게 아닐까.

그렇게 그들은 또 다른 그들만의 우주에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