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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 - 여성 영웅 서사의 세계
게일 캐리거 지음, 송경아 옮김 / 원더박스 / 2025년 8월
평점 :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영웅 서사는 대부분 **“고독하게 싸우며 악당을 쓰러뜨리고, 결국 승리와 영광을 거머쥐는 이야기”**입니다. 흔히 ‘남성 영웅의 여정’으로 불리는 이 구조는 영화·소설·웹툰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반복되며 보편적인 서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여성 영웅의 여정’**은 전혀 다른 길을 따릅니다. 주인공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갑니다.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결국 모두가 성장하고 승리하는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즉, ‘정복과 영광’ 대신 ‘연대와 관계’를 중심에 두는 것이지요.
책은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신화와 고전 속 여성 영웅(데메테르, 이시스, 인안나)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 서사의 뿌리를 보여주고, 이어서 현대 콘텐츠(<해리 포터>, <트와일라잇>)까지 분석하며 여성 영웅 서사의 구체적 비트를 제시합니다. 또한 남성 서사가 어떻게 문화적으로 강화되어 왔는지 짚으면서, 여성 중심 장르가 사회적으로 평가절하된 맥락까지 설명합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창작자를 위한 실전 가이드도 포함되어 있어요. 동료와 집단을 구축하는 법, 적절한 악당 만들기, 조연 설계, 유머와 고딕 요소 활용 등 스토리텔러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합니다. 팬덤과 독자의 역할까지 서사 속에 포함해 해석하는 부분도 신선했습니다.
저는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K-콘텐츠를 떠올리며 읽었는데, 왜 우리가 그토록 몰입하고 열광하는지 ‘여성 영웅의 여정’이라는 키워드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해석의 즐거움을, 창작자에게는 이야기 설계의 새로운 영감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승리와 명예를 향한 고독한 여정이 아닌, 연대와 연결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여성 영웅의 서사. 그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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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원더박스(@wonderbox_pub)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다 자세한 리뷰는 블로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