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졸업하고나서 겨울에 동호를 만난적이 있다.

한창 부자에 대한 이야기가 뜨고 있을 때 라서, 책과 미디어에서는 온통 “부자가 되는 법”을 말하고 있었다. 그 때 동호가 읽은 책을 이야기 했다.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책이었다. 거기서 들은 얘기가 10년이 넘은 지금도 생각난다.

“결단을 하는 연습을 하라.”
결단을 하라니, 처음 들었을 때는 뭐 이런 말이 다 있나싶었다. 살면서 선택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 하지만, 선택과 결단은 미묘하게 다르다. 결과에 대한 각오가 있는지 여부다. 선택은 다소 소극적이다. 결단은 이미 심사숙고했고, 최악의 사태도 고려했다. 그러므로, 결단을 한 사람은 망설이거나, 돌아보지 않는다. 선택을 한 후, 본의 아니게 실패를 경험하면, 망설이기 시작한다. 핑계를 대고, 피할 궁리를 한다. 후천성 결정장애는 그렇게 나타난다.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종종 결심한 내용을 글로 쓰라고 한다. 그러면 이뤄진다고 한다. 이뤄지나? 이뤄진다. 적어도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이제 생각은 몸뚱아리를 가진 생물이 되었다. 그래서 그 글은 살아 움직이며, 자신의 처지를 글쓴이에게 보여준다. 거짓말이 되어, 생명을 다하는 순간을 지켜볼만큼 간이 큰 사람은 많지 않다. 결단의 순간도 이와 갈다. 결단을 하지 않으면, 글로 남길 수 없다. 모호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모습을 가지면, 내 행동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마음을 먹었으니, 몸만 움직이면 되는 순간이 남은 셈이다.

사소한 할 일이라도, 노트나 다이어리에 쓰는 습관을 들인다. 그리고 계속 쳐다본다. 스마트폰에 쓰는 것과는 다르다. 쓰면 익숙해진다. 머리에 남기 때문에, 자꾸 생각난다. 그래서 내가 쓴 것을 먼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일을 하나씩 해나가면, 걱정거리가 하나씩 줄어든다. 작지만, 힘이 담긴 결단을 매일 하는 셈이다. 해 놓으면, 그것은 나에게 성공이 된다. 그리고 후에 큰 성공을 할 수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 그것이 내가 불편한데도 자꾸만 뭔가를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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