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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재미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 구글, 스타트업 그리고 인수합병까지
서승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8월
평점 :
뭔가 그리스 신화 같은 책이다. 모험과 실패, 좌절과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12살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IBM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구글러가 되었다. 6개월후에 구글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을 차려서, 계속 실패했다. 그 실패 속에서 캘린더 앱 Canary를 만들었고, Godaddy에 인수되어 현재는 제품관리자로 미국에 살고 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이거 뭐, 지 자랑할라고 쓴건가. 내용 뻔하겠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보기 전에는 내용을 짐작할 수 없듯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확인하는 방법은 역시 끝까지 읽어보는 수 밖에 없어서, 집어들었다. 본인의 경험을 뚝뚝 묻어나는 글들이 인상깊다. 겪어보지 않고서는 공감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진솔한 이야기는 충분히 뼈가 되고 살이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세상에 대한 관점와 자세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 간혹 그걸 정리해서, 요약하거나 정리하는데 이 부분은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다. 스펙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취업때문에 스펙쌓기에 온 몸과 시간을 다 받치고 있는 세태에 다소 불편한 시각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글쓴이는
“같은 출발점에 서 있다고해서, 모두 같은 속도로 달릴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라고 말한다. 스펙이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노력을 했다는 뜻이고, 자세가 남 다르다는 의미니까. 그게 아니라면, 다른 방법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글쓴이는 자신만의 좌우명을 이야기하는데, “여기서 물러서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를 마음에 새기고 공부했다. 각오가 남다르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공부한 한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목적만 세워두고 그때 그때 자신을 다잡았다고 한다. 어차피 세세한 계획은 따라가기 어렵다. 매 순간 자신이 할 일은 스스로 잘 알고 있을테니, 그 방법을 따랐다고 한다. 배울만 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렸을 때 해외나가고, 공부하고 그랬으니 영어도 잘 할테니, 이거 완전 금수저 아냐!?”
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실 책을 보면서, 내내 :
“영어는 잘 했겠네.”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사람의 글을 지지한다. 무작정 부모에게 기대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꿈은 꾸는 것이 전부지만, 목표을 가지면 다다르는 길을 찾을 수 있다. 목표를 만들고, 방법을 찾아내는 몸부림에서 나 역시 배울꺼리가 있었다. 이 책에는 실패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만으로 읽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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