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에 미쳐라 - 혼다, 꿈의 이력서
혼다 소이치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부표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어렴풋이 들었지만, 딱히 관심이 없었던 HONDA라는 회사의 창업주에 대한 글을 봤다.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이었지만, 흥미가 생겼다. 예를 들면,
혼다의 본사는 건물외벽에 유리대신 발코니가 설치되어있는데, 지진이 일어나면 파편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내가 죽으면, 회사 장례식으로 치르지 말라. 교통기관을 만드는 회사가 교통정체를 만들면 주민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
등등

일본 국지의 그룹 창업주가 하는 말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책을 찾아 읽었다. 오래전 정주영회장에 대선에 출마하면서 당원들에게 뿌렸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같은 느낌이랄까. 중국이나 일본 소설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이야기와 다름없다. 단지 배경이 현대라는 점이 다르다. 칼과 방패로 피를 보면서 영토를 넓히지는 않았지만, 기술력과 전략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일본만화에 자주 등장할 듯한 거칠고, 막 나가는 마초의 이미지를 가졌다. 직원들을 “아들”이라 부르고, 직원들은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다는 회사문화는 다소 생소했지만,그 당시의 어떤 사명감과 투지에 불타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둘째치고라도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그렇게 두껍지도 않으면서, 짧은 에피소드를 엮어냈기 때문에 속도감도 있다. 그러니까 만화책을 한 권 보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 이전에는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일본에 있었다. 물론 잡스는 설계도를 그리거나 공학적인 배경지식 없이 통찰력과 카리스마로 회사를 이끌어나갔다면, 이 혼다소이치로는 기술력과 집중력으로 직원들을 이끌었다. 회사에 바닥에 앉아 분필로 그림을 그려가며, 젊음직원들과 토론하고 만들어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괜히 대단한 회사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함께 일한 후지사와에게 법인인감과 통장을 통째로 내주는 배포도 멋졌다. 그걸 받은 후지사와도 내가 팔 수 있는 멋진물건을 만들어오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서로를 믿었다. 저 사람은 틀림없이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다는 강한 믿음이 회사를 이끌었다. 보기드문 신뢰가 돋보였다. 회사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은 것도 훌륭했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키면, 타고 오는 오토바이 “시티100”의 모델이 혼다에서 만든 “수퍼커브”라는 모델이었다니... 사실 이 점이 제일 놀라웠다. 엔진이 들어가는 건 다 만든다던데.. 다른 책은 없는지 좀 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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