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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중년의 4개 외국어 도전기
김원곤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5년 6월
평점 :
이것도 병인가. 이런 종류의 책에는 눈보다 손이 먼저나간다.
서가를 어슬렁 거리다가,
“이건 또 뭐람?”
하는 마음으로 집었다. “3개월안에 외국어 정복하기”식의 책도 사서 읽어보고, “이것만 알면..” 어쩌고 하는 시리즈도 사서 읽어봤다. 그 와중에 내가 한 일은 그저 “그 책을 샀다!” 정도. 그러면, 대개 책을 읽지않고 넘겨버릴 만도 한데, 이것 마저 읽어버렸다.
책 날개를 펼치면, 사진과 간단한 저자의 소개가 나오는데, 사실 여기서 책을 놓고 싶었다.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의사선생님이신 대다가 퇴근 후 영어학원을 10년 가까이 다니시면서 공부하신 내용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리고 신동아 기자의 요청으로 “나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다가 보니, 1년에 4개국어 시험을 보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 이야기다. 본인은 경상도 사람이라 발음이 시원찮은데도 불구하고, 노력하여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의 시험을 모두 단 한번에 합격 하였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 하였다고 말한다. 소박 하게도 여행을 나가면, 간단하게나마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와인 상표의 프랑스어도 읽을 수있으며, 베사메무초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중국의 한시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감격해 한다.
책을 어찌어찌 읽다보니, 끝까지 읽었는데 솔직히 나에겐 어떤 감동을 느낄 수는 없었다. 책에서는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기술보다 마음가짐을 말한다. 일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에서 1등 하는 친구가 나보고
“이렇게 하면 되잖아! 이게 안돼?”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씁쓸하다.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퇴근해서 자그만치 10년도 넘게 외국어를 취미로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