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우리 인간은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도 될 만큼 똑똑하지는 않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이런 결론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도 괜찮을 만큼 우리가 똑똑하지 않은데, 시장에 대한 규제는 가능한 것일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아니, 사실은 그 이상이다. 많은 경우 우리가 똑똑하지 않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 -230쪽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우리 시대 최후의 르네상스적 인물이었을 것이다.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조직하는지에 정통한 단 한 사람. -230쪽

사이먼은 우리의 합리성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먼에 따르면 우리는 합리적이 되고자 노력하지만 합리적으로 되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는 심각한 제약이 있다...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능력의 한계다. -231쪽

나이트와 케인스는 상당수 현대 경제학의 이론적 근간인 '인간의 합리적 행동'이 이런 불확실성(확률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이 우리 삶의 일부분에 그치기 때문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32쪽

도널드 럼스펠드(200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언론 브리핑에서)
"알려진 기지수(旣知數)들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알려진 미지수(未知數)들이 있다. 즉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미지수들도 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을 말한다."

There are known knowns; there are things we know we know.
We also know there are known unknowns; that is to say we know there are some things we do not know.
But there are also unknown unknowns – there are things we do not know we don't know. "
—United States Secretary of Defense Donald Rumsfeld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There_are_known_knowns)

-> (장교수는) 인간의 합리성 문제를 언급함-232쪽

허버트 사이먼은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범위와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선택의 자유를 의도적으로 제한하자고 제안한다.
-> 사이먼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합리성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을 도입한다. 이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사이먼이 즐겨 드는 사례가 바로 체스 게임이다. (한 게임당 평균 10의 120 제곱의 경우의 수)-232쪽

(사이먼에 따르면) 규제의 효용성은 행위의 복잡성을 제한해서 피규제자들이 보다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 있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에서 선명하게 입증되었다. -235쪽

일부러 제한적인 규칙을 만들어 우리의 선택을 의도적으로 한정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환경을 단순화시키지 않는 한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 세상의 복잡성에 대처해 나갈 수 없다. 우리에게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부가 당사자인 경제 주체들보다 관련 상황을 반드시 더 잘 알기 때문이 아니다. 규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제한된 정신적 능력(주: '제한된 합리성')에 대한 겸허한 인정인 것이다.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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