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 개정 증보판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1
플라톤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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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될 때까지 철학책을 읽지 않고 살았는데 어쩌다 플라톤의 국가(정체)를 읽게 되었다. 문외한이 무엇을 알겠으랴만은 나와 비슷한 분들을 위해 간단한 정보를 남겨본다.


국가(정체)는 플라톤 장년 시절에 쓰여진 이른바 중기 대화편으로(전체 10권 중 제1권은 초기 대화편으로 문체가 나머지 9권과 다르다), 소크라테스의 영향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사유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후기 대화편 "티마이오스"처럼 읽기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초기 대화편인 "소크라테스의 변론"만큼 쉽지는 않다. 플라톤을 처음 읽는다면 아마 초기 대화편이 더 편할 것이다.


국가(정체)는 플라톤의 대화편 중 두 번째로 분량이 많다고 한다. 그런만큼 플라톤의 사유가 종합적으로 담겨 있다. 고등학교 시절 들었던 단어들인 동굴의 비유, 이데아, 철인정치 등이 모두 국가(정체)에 담겨져 있다. 플라톤을 한 권만 읽는다면 아마 국가(정체)가 가장 적당할 듯하다.


이 책은 플라톤 연구에 평생을 매진한 박종현 교수님이 후학에게 기초를 닦아주고자 헬라스어 원전을 꼼꼼하게 번역하신 산물이다. 이로 인해 의역이 아니라 직역 문장이기에 문법에도 맞고 단어도 어렵지 않은데 쉽게 읽히지 않는다. 또한 직접 헬라스어 원전을 읽는 사람까지 염두에 두고 헬라스어 단어의 의미와 문법까지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플라톤의 국가(정체)는 읽고 싶지만 철학에 큰 관심이 없다면 아마 천병희 교수님의 번역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책의 초판은 1997년에 번역되었고, 이 번역이 박종현 교수님의 최초의 플라톤 번역이었다. 그러다보니 박종현 교수님은 이 책에서 플라톤의 사상을 종합하여 설명하시기에 주석(각주)이 많다. 그리고 이 책은 2005년의 개정증보판으로,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추가한 주석은 각주가 아니라 미주로 덧붙어져 있다. 각주도 많을 뿐 아니라 별도의 미주까지 있다 보니 주석을 전부 읽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본문 읽기가 끊기기 십상이다. 다만, 각주는 본문을 이해하기에 꼭 필요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미주는 헬라스어 번역과 관련된 문법적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읽지 않아도 내용 파악에는 큰 무리가 없다.


플라톤의 사유에 대해서나, 박종현 교수님의 해석 내지 번역에 대해 평하는 것은 내게 불가능한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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