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바오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http://nadle.tistory.com/36  

만족스럽지 못한 대화의 원인은?

대화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말하기이다. 혼자 말하는 연설이나 강연과는 다른 성격의 말하기다. 대화를 통해서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그런 경우가 드물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까?

왜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까. 그리고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나빴나, 어떤 때 자신도 모르게 발끈 화를 냈나 생각해보자. 왜 그런 말에 기분이 나빴는지도.

만날 때마다 늦는 친구가 있다. 날도 추운데 밖에서 보기로 했고, 역시나 예전처럼 삼십분이나 늦었다. 난 화가 났다. 그래서 말했다.
"넌 도대체 일찍 온 적이 한번도 없니!"
그 말에 친구는 발끈했다.
"뭘, 조금 늦은 걸 가지고 그래! 너도 저번에 이십분 정도 늦었잖아. 지도 늦을 때 있으면서."
흔히 이런 대화를 나누곤 한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면 어느 사람도 기분이 좋지 않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비폭력대화가 말하는 네 가지 대화 단계!

비폭력대화는 네 가지 대화 단계를 강조한다. 그 단계를 거친다면 우리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 단계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관찰

첫째는 관찰이다. 주관적 판단이 아닌 관찰 말이다. 앞의 예를 다시 살펴보자. "넌 도대체 일찍 온 적이 한번도 없니!" 이 말은 객관적인 관찰일까? 아무리 자주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라도 백에 한번 정도는 제 시간에 왔을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을 들은 사람은 저 말이 관찰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기분이 나빠진다. 객관적 관찰은 '오늘 약속에 삼십분 늦었다는 것'이다.

2. 느낌

다음은 느낌이다. 친구가 늦는 상황에서 자신의 느낌은 어땠는가. 친구가 늦은 게 마음의 불편함의 이유는 아닐 수도 있다. 밖에서 만나기로 했고, 주변에는 들어가 있을만한 커피숍도 없고, 날씨는 추웠다. 이런 옷도 얇게 입고 왔다. 추위에 떨면서 친구가 일찍 오기를 바라고 있는데, 친구가 늦는다. 이때 '서글프다', '서운하다', '섭섭하다', '힘들다'는 등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친구가 좋아하는 친구이고, 그 친구와의 첫 데이트라면 어떨까? 친구가 늦지만, 친구를 만나서 무엇을 할지 고민할 수 있어서 좋게 느낄 수도 있다. 늦는 상황에 따라 느낌은 언제나 같지 않다. 그때 그때 다른 느낌을 느낀다. 자신의 느낌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잠깐, '강요당하다', '공격당하다', '배신당하다', '학대받다', '버림받다' 등과 같은 단어는 느낌일까? 아니면 생각일까? '강요', '공격', '배신', '학대', '버림' 등의 단어가 보여주듯 이것은 판단이다. 상대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과 판단인 것이다. 상대방은 배신하지 않았는데도, 자신 스스로 배신당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과 판단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생각과 판단만을 해서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당신의 느낌에 집중해야 한다. 왜 집중해야 하냐고?

3. 욕구

느낌 뒤에는 욕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느낌 뒤에 있는 욕구를 한번 찾아보자.

<느낌>                -                 <욕구>
피곤하다             -
서운하다             -
걱정된다             -
무섭다                -
창피하다             -
...

답안은 아니다. 한번 느낌 뒤에 있는 욕구를 찾아보았다.

<느낌>                -                 <욕구>
피곤하다             -                  휴식 
서운하다             -                 자기존중
걱정된다             -               사랑, 애정
무섭다                -                   안전
창피하다             -                   인정
...

느낌은 일종의 신호다. 충족되거나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가 말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앞의 예의 경우, 친구를 기다리는데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서운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 '서운함'이란 느낌 뒤에는 친구가 자신을 '배려'해주기를 바라는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4. 부탁

마지막 단계는 부탁이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말하는 것이다. 앞의 단계를 통해서 당신을 이해한 상대방도 당신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다.

앞의 예에서, 만약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밖에서 삼십분이나 기다리니까, 너무 춥더라. 네가 제때 오지 않아서 서운하더라. 네가 날 배려해주기를 바라니까. 일찍 못오면 못 올 것 같다고 미리 알려주었다면, 카페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었을텐데 말이야."

상대방도 기분 나쁘게 듣지 않고, 당신의 느낌과 욕구를 이해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미안해. 급하게 회의 끝나자마자 오니까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미리 미리 못했다."

비폭력대화의 시작은 자신과의 대화

너무나 간단한 모델이라서, 쉬워보이지만 비폭력대화는 쉽지 않다. 다른 사람과 비폭력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자기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찾을 수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부탁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나눌 수 없다.

자신과의 대화가 익숙해지면 이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될 것이다. 친구가 당신에게 "넌 어떻게 만날 늦니?"라고 말했을 때, "야, 어제는 일찍 왔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오늘 늦어서 오래 기다려서 힘들었나보구나. 미안. 미리 미리 연락했어야 했는데."라면서 친구가 한 말 뒤에 숨겨 있는 느낌과 욕구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비폭력대화의 기본원리만 간단히 설명한 글이다.
좀 더 자세한 원리나, 예들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책과 강의를 추천한다.
책 <비폭력 대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428002

한국NVC센터 홈페이지이다.
http://www.krnv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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