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전출처 : miel > 인상파 그림산책 강연회 후기

   

 

 

 

 

 

  이전부터 유독 인상파 화가에 관심이 있어 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들의 그림이 좋아서였지만 알아갈수록 인상파는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는 그런 대상이 아니었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은 과장되거나 미화되지 않고 진솔한 매력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점을 공감했기에 인상파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인상파에 대한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강의를 듣기도 했고, 때로는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세간에 나와있는 책에는 인상파의 업적이나 인상파의 연보, 그리고 작품에 대해서만 논하기 일쑤였고 어쩌다 인상파 화가들의 일화를 접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들을 알아가고 그들의 삶을 엿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때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적어도 내가 접해본 인상파에 관련된 책들 중 가장 내가 원해 오던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처음부터 읽으면 인상파의 인간적인 면모는 기본이고 인상파가 무엇인지까지에 이르는 결론에 순조롭게 도달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의 아무 소단원이나 펴고 읽어도 그 자체가 소소한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끝나는게 아쉬웠다. 이는 마치 맛있는 음식을 다 먹고나서도 한 입 더 먹고 싶은 기분이랄까. 이 책을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이지만 강연회가 있다는 사실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이정도면 거의 필연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강연회를 듣고 나서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이 글을 올리게 되는 지금, 인상파라는 먹음직스러운 코스요리를 먹고 난듯한 기분이 든다. 이전까지 내가 다른 자료로 알게 된 인상파에 대한 것들이 에피타이저라면 이 책은 메인디쉬, 그리고 강연회는 디저트. 이렇게 생각하면 딱이다. 강연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자인 이택광 교수님이 직접 이 책을 요약 정리해주시는 한편 또다른 실마리를 제시해주셨다.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말로는 모자란 듯 하여 교수님의 또다른 책도을 접할 기회로 삼아서 지금 읽고 있다. 비록 인상파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워낙 서구적인 것이 보편화되어서 다들 어느정도는 서양에 대해 안다고 자부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것을 알고 서양을 안다고 자부하는 것에 불과하다. 서양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묘한 사고방식의 차이나 그 산물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은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사고방식의 미묘함을 파고들어가서, 지식이라기 보다는 읽기 쉬운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 나온 예시들도 대부분 읽기 쉬운, 그리고 상당히 보편성 있는 일화들이다.  

  우선 가장 흔히 쓰이는 우리 이름이나 주소의 예를 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름의 경우, 동양은 당연히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나중에 쓰지만 서양은 그렇지 않다. 이는 단순히 순서의 차이가 아닌, 어떤 것을 우선시 하느냐의 여부가 이름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름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 중 하나인데 그만큼 개인과 집단에 대한 사고방식이 동서양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양은 소속된 집단인 가족의 이름인 성을 먼저 쓰고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인의 이름을 쓴다. 반면 서양은 그 반대의 순서로 쓴다. 얼핏 보면 동양인인 우리에게는 당연해 보이는 사실이 서양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름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소나 날짜를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큰 단위부터 쓰는 동양, 그리고 작은 단위부터 쓰는 서양. 같은 사람이지만 사고방식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럼 그 차이가 왜 생겨난 걸까? 그 기원을 이 책에서는 약 2000년 전의 동서양의 세계를 조명하면서 천천히 밝혀나가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을 기초로 밝히되 지루하지 않게, 적당히 가볍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에는 결코 무거운 내용은 나와있지 않다. 평범한 대중을 독자로 고려해서 쉽게 읽히도록 노력한 글쓴이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다만, 글쓴이도 서양인이다 보니까 동양의 배경을 동양인만큼 자세히 알 수 는 없다. 그래서 동양의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 약간의 오류의 소지가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이다. 그러므로 너무 깊게 읽지 않고 가볍게,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대해 대략적인 지도를 그려넣기 위해서 적당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누헤 1
미카 왈타리 지음, 이순희 옮김 / 동녘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시누헤. 그는 자신이 이집트인이 아닌 이방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것뿐만이 아닌 듯 했다. 그는 마치 자신 스스로에게도 있어 이방인 같았다. 주인공 자신의 관점에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았던 책 시누헤. 나는 그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서일까. 그는 살아가는 방식도 정통 이집트 방식은 아닌 것 같다. 그가 살아가며 겪는 사건들에 공통점은 없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겉으로는 나타나 보이지 않는 면에 있었다. 그는 자신을 점점 고난으로 내몰고 있었다. 그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점점 힘들어지는 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스스로를 내몰면서 그는 왜 그랬을까. 왜 라는 의문이 그치지 않지만 결국 해답은 자신이 '스스로에게도 이방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걸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또한 특이한 문체를 지녔다. 마치 이집트에게 '이방인'인 그리스나 로마의 서사시처럼, 한 편의 서사시같은 문체. 묘사 하나를 해도 적절한 방식으로, 평범한 것보다 길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지루한 적은 없다. 항상 참신한 비유가 나를 즐겁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보다 시누헤의 존재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한 명의 이방인이지만 나일강을 잊지 못하는 이집트인 같은 면모를 보인다. 그런 점이 마치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면서도 과거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현대인 같다. 시누헤 그는 현대인같기도, 나의 오빠같기도, 나의 아버지같기도, 때로는 나같기도 한 인물이다. 작가는 그 한명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인물을 나타내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나는 그런 면모가 좋았다. 삶을 살아나가면서 한 모습만으로는 살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 또한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 또한 현대의 시누헤가 되어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모처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에게 전해주고 싶다. 시누헤여, 만나게 되서 행운이었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