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rl On The Train (Paperback)
Penguin USA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기억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The Girl on the Train》은 레이첼(Rachael), 메건(Megan), 안나(Anna)의 시점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외모성격생활방식 등 공통점이라고는 없어보이지만 이 셋은 서로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셋 중 가장 볼품없고 불행해 보이는 레이첼은 남편 톰(Tom)의 외도로 이혼하고 술 때문에 직장도 잃었다가진 돈도 없어 친구네 집에 세 들어 산다. 실직 사실을 숨기고 매일 같은 시간 런던으로 향하는 통근 기차를 타고 런던과 집을 오가며 기차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술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완벽해 보이는 한 쌍의 부부를 발견하고 제스(메건)와 제이슨(스콧)이란 가상의 이름을 붙여준다. 1년 넘게 이들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지난 결혼생활을 떠올리는 레이첼. 하지만 이제 그녀는 알콜올 중독에 뚱뚱하고 볼품없으며 외롭고 우울한 여자일 뿐이다. 그래서 더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이 부부를 향한 관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겉보기에 화려하고 행복해보이는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SNS에 올라오는 주변 이들의 일상을 쉼 없이 들여다 보는 것처럼 말이다그러던 중 레이첼은 제스(메건)이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고곧 메건의 실종 소식을 듣게 된다레이첼은 메건의 실종기사를 찾아보고 그녀의 집에까지 찾아가면서 실종사건에 개입한다그러면서 메건이 자신이 상상한 만큼 행복한 여자는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사실 메건은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아픈 과거의 기억 때문에 우울했고 레이첼만큼 불행했다.    

  

또 다른 주인공 안나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다. 불행한 결혼생활로 고통받는 톰을 구해준 거라며 자신의 불륜을 정당화하며 남편과 딸을 얻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한다. 그저 술에 취하면 전화를 걸어 톰과 자신을 괴롭히는 자기 인생에서 레이첼이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메건의 실종과 레이첼이 술에 취해 기억을 잃어버린 날이 겹치면서 레이첼이 술에 취한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메건은 어떻게 된 건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메건의 실종 사건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늘어 놓는 레이첼에게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레이첼의 모습을 통해 보이는 것만 보고 사실처럼 믿고 단정 짓는 일과 관련해 여러 생각이 들었다. SNS가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기사가 떠올났는데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화려하고행복해 보이는 타인의 모습에 비해 자신의 삶은 초라하고자신만 불행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내용이었다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당장 보여지는 모습만 가지고 저 사람은 나보다 행복해불행해 단정 지으니까. 이런 이유로 SNS는 멀리하지만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내 또래를 보거나으리으리한 집들을 볼 때마다 괜스레 상대적인 빈곤감에 빠져나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왜 난 이 모양인지 좌절하며 우울해 한다. 

  

이 책엔 셜록 홈스나 매그레 반장처럼 매력적인 케릭터가 등장하지도 않고, 《Gone Gir》처럼 여주인공이 매력적이지도 않지만 잘 짜진 구성은 이야기를 힘있게 이끌어 나간다. 결말을 떠나, 보이지 않는 것들은 염두에 두지 않고 보이는 것만 보고 그걸 사실로 단정 지은 건 아닌지,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는 건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Beautiful sunshine, cloudless skies, no one to play with, nothing to do. Living like this, the way I`m living at the moment, is harder in the summer when there is so much daylight, so little cover of darkness, when everyone is out and about, being flagrantly, aggressively happy. It`s exhausting, and it makes you feel bad if you`re not joining in."

"I can’t believe it, can’t believe we are brought to this, that the greatest happiness I have ever known—my life with him—was an illusion."

"Hollowness: that I understand. I’m starting to believe that there isn’t anything you can do to fix it. That’s what I’ve taken from the therapy sessions: the holes in your life are permanent. You have to grow around them, like tree roots around concrete; you mould yourself through the gaps."

"I was so convinced this morning that getting everything out in the open would be the best way—not just the best way, the only way. No more lying, no more hidi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