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앉아 화병에 꽂힌 꽃들을 내려다봤다. 내 눈에는 형태도 색도 없는 검은꽃들이다. 꽃송이를 집어 코에 갖다대고향기를 들이마셨다. 아침부터 향기 있는꽃을 찾아다닌 이의 마음이, 서프라이즈를 해주려 했던 이의 마음이, 가게 문을닫고 휴가를 쓰고 내게 달려오겠다던 이들의 마음이 향기가 되어 내게로 흘러들었다.
그들은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나도 내가 자랑스러웠다. 처음이었다.
나는 내 자신이 무척 사랑스럽게 생각되었다.
움츠렸던 어깨가 펴지며 새로운 꿈과 함께 자신감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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