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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 ㅣ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3
조연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계절을 탓하며 우울모드에서 허덕이다가 단기출가를 생각하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한달을 비우기에 용기가 없어 어쩌나 고민하는데
옆의 동료가 정토회에서 하는 4박5일 프로그램을 권한다.
낯선 이름이다.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한겨레신문 기자가 자신을 찾아(혹은 취재 목적으로) 떠난 프로그램들이다.
'깨달음', '자유',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자신찾기이다.
자아라는 것은 가슴보다 머리가 앞선 인식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생각에
'자아'찾기보다는 '자신'찾기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
정토회나 불교나 천주교나 기독교나 종교라 이름하기 어려운 요가 등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프로그램 혹은 모임은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처음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정토회 프로그램을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에 참석하고자 한 용기가 사라지고 말았다.
누군가 나에게 누구냐고 물으면 나는 말할 수 있는 것은 많으되
포장된 내가 아닌 그 자체로서의 나를 추궁당하면 감당해 낼 자신은 없다.
하지만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찾은 사람들이
얻었다고 하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이해, 그로 인해 얻어지는 평화가
명상에 참가한 모든 이가 얻게 될 결과물이라면,
그것이 나도 비껴나가지 않을거라면 나 역시도 그곳에 참여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결과가 아닐 것이다 라는 생각이 더 크다.
어쩌면 나는 누구일까, 세상에서 나는 혼자다, 외롭다 하면서도
나는 나를 붙잡고 늘어지면서 다른 것들의 침입을 수용하지 못하거나
다른 이들의 세계와 나를 분리시킨 채 나만의 성을 허물기 싫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럴 것이다.
책 뒤쪽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야마기시 마을, 외국의 핀드혼, 부르더호프 등
공동체에 대한 얘기는 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집착하는 것 없이 모두와 같이 나눈다는 것.
같이 나누고 위로하고 같이 양육하는 방식이 아름답다, 소망한다 하면서도
내가 공동체에 들어가 내 집, 내 방, 내 책, 내 자유, 내 개성을
고스란히 누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그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웃기는 일이다.
지금 나는 얼마나 내 것을 갖고 있으며,
내 원하는 대로 개성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서천쇠가 웃을 노릇이다.
사람들의 어이없는 집착... 나, 그것의 원형같다.
이런 책, 솔직히 읽기 부담스럽다.
이런 책은 읽는 동안 가슴은 두근거리게 하는데
책을 덮고 나면 두근거리는 가슴과 달리 머리가 싸늘해진다.
읽으면서 공감하고 동참하고 싶은 생각 뒤로
흔쾌하게 동의하지 못하고 불쑥이며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때문이다.
외면하지도 못하고 자꾸만 고개를 돌려 힐끔거리게 만드는
나와 다른 삶의 방식, 하나의 유혹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