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주식회사 - 대학의 상업화에 대한 심층 탐사 르포
제니퍼 워시번 지음, 김주연 옮김 / 후마니타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읽고나니 대학내연구소와 기업출연건물이 달리 보인다. 심지어 영화 소셜네트워크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10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나 따위가 이런 엄청난 책에 대해 견해를 밝혀도 되는 것일까? 농담이다. 하지만 느낌이 오는 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절판이 되었기에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가지의 소문과 한 가지의 인용으로 책 구경을 시작해볼까 한다.

먼저 소문. 친구로부터 들은 것인지라, '진실 혹은 거짓'일 수도 있다. 나중에 왜 뻥쳤냐고 한다면 난 곤란하다. 작가가 이 책을 쓰고 나서 꽤 번 돈으로 경마에 투신했다고 한다. 2년동안 경마를 한 결과 그 돈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이번에는 경마에 대한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인용. 한국어판 서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많은 책방에서 이 작품이 스포츠 코너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불평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한 번 쓰인 작품은,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니까.' 단편적인 자료지만, 작가를 짐작하게 해주기에 부족함은 없는 말들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 보면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야구'라는 소재 탓일거다. 만년 꼴찌팀인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3년 정규 리그 2위라는 이변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듬해 84년, 삼미는 '부메랑처럼' 꼴찌로 귀환한다. 통속과는 달리 저자는 83년이 아니라, 84년의 삼미의 손을 들어준다. 프로라는 이름으로 강박당하는 삶에 대해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명제를 매스로 들이민다고 할 수 있을까.

겐이치로도 1985년의 한신 타이거즈의 승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두가 잘 치고, 잘 던졌던, 그리고 많이 이겼던 85년의 한신 타이거즈. 하지만 작가는 이 팀의 승리를 부정한다. 그건 야구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이기기 위해, 남을 패배시키기 위해 하는 야구는 이미 야구가 아닌거라고. '더블 플레이라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고, 섣불리 날아오는 공에 방망이를 대기보다는 '공의 미학'을 즐길 줄 아는 것. 목적보다는 그 자체를 바라보고 즐기는 게 야구라고 말한다. '공이 잘 보여서 안타를 날리지 못하는 타자'야말로 그 표상이다.

물론 이 책은 다양하게 읽힐 수 있다. '발빠른 닭'과 '배고픈 늑대'의 추격전에서 느껴지는 발상의 전환으로 읽을 수도 있고, 책의 말미에 한 평자가 써놓은 대로 '의미'와 '언어', '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읽어 낼 수도 있겠다. 재미로 읽을 수도 있다. 다른 모든 책과 마찬가지로 그건 독자 마음이고, 나에게 이 책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같은 맥락에서 삶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그리고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보다 더 농도 있는 야구소설로 기억될 예정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평화 2004-12-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감명깊게 읽은 독자로서, 야구팬으로서 꼭 읽고 싶은 책입니다.

꼭 사고 싶은데 어떤 인터넷 서점이든 품절이군요!!

품절만 아니었다면 님의 리뷰에 Thanks to를 날려드렸을텐데..아쉽게 추천하기만 누르고 갑니다.
 
선거제도와 정치적 상상력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2
박동천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4년 총선이 다가온다. 선거라는 공간. 언제나 예상되는 결과의 확인과 실망의 반복이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의 공간임도 분명하다. 그래서 이미 3년 전에 내년 2004년의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당투표제'와 '지역구 결선투표제'와 같은 단기적인 대안은 물론, 각 정당의 '공천권 개방'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대안까지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책은 현시기에 매우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책을 접하게 된 이유는 제도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제도와 의식, 그 떼어놀래야 떼어놓을 수 없는 양자 사이에서 무엇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느냐는 말은 무의미하다. 상호결정론이 패권을 장악한 까닭도 있지만, 그 모두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알고 싶었다. 내가 여태껏 접해 왔던 선거제가 과연 승자독식형의 제도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국 현실에서는 어떠한 제도의 도입이 더 적실성을 가질 수 있는지.

짧은 책이지만, 그런 나의 동기는 충실하게 채워 주었다는 말을 시작하고 이어가겠다.

모든 법의 근간이 되는 헌법조차도 합의가 부재했던 우리 역사에서 하위 법률 체계 역시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해 온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선거법, 선거제도도 마찬가지. '밥그릇 싸움'으로 상징되는 정략적 목적으로 개정한 적은 있었으나, 과연 그것이 얼마나 세심하게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가에 대해 기준을 잡고 고민한 적이 있었나 하면 답은 부정적이지 싶다.

대의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정치 체계가 지구를 거진 점령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하지만 이 한계 안에서나마 그래도 최대한 민의를 반영할 목적으로 이렇게 여러 종류의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 반장선거 할 때부터 해왔던 '단순다수대표제'에서 정말 세심하게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는 '선호이전식투표제'에 이르기까지의 스펙트럼. 그건 더 이상 우리도 지금의 선거제도가 전부인 양 여기는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 좀 더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선거법 개정/개악의 정국 속에서 제도를 통한 변화의 시도를 꿈꾸는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로 한국 정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그런 현실을 탓하며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만큼이나 위험하고 무의미한 것은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음을 잊지 않겠다.

'대안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는 헌정상의 언술이 허언이 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제도에 근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봐서 손해볼 책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