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맥공주
이지연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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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SF 단편소설집 『산맥공주』



표제작 <산맥공주> 포함 여덟편의 작품이 수록 되어 있는 『산맥공주』  .. 두 개의 단편만 아주 살짝 언급한다면.. 


<산맥공주> _ 아내를 잃은 보르후. 슬픔에 잠겨있다가 무당을 만나게 되는데.. 무당은 아내의 옷에서 나온 씨앗을 심어 잘 보살피면 왕이 될 아이가 태어난다고 말한다. 보르후는 무당의 말대로 씨앗을 심었더니 딸을 얻게 된다. (오잇!) 출룬체첵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보르후. 출룬체첵은 성장이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비범한 힘을 가진 출룬체첵은 빠른 성장을 하며 세상을 흔들게 되는 인물이 되는데.... 



그러나 그녀를 속여 한바탕 힘을 쓰게 만들려는 음모는 준비하기에 며칠간 시간이 걸려서 입술이 그리 단단하지 못하고 마음은 더욱 부드러운 누군가가 안쓰러워 할 만한 틈이 있었던 거죠. 더구나 출룬체첵이 대칸을 해하려고 한 게 아니라 대칸이 의심한 경우니까요. 결국 누군가는 가만히 귀뜸해 주었습니다. "싸우는 자리에 나가지 말고 몸을 빼어 도망가요. 대칸은 더 이상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p.49) _ <산맥공주>


<공녀님은 기사가 되고 싶어서> _ 미드라코 가문의 17공녀 엘은 황위 후계자의 친우를 선발전에 지원한다. 선발전에 출전한 사람들 중 데레가 어떤 타이밍에 보인 예상하지 못한 실력에 엘의 성적은 하락하게 되는데.. 심지어 데레의 숨겨진 비밀에 복잡해지는데... 




<눈 속의 요정>은 와닿는 문장들도 많았고 섬세한 감정표현이 돋보였다. <역표절자들>도 신선했다. 뿐만 아니라 수록된 이야기 모두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낯선 배경과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여서 상상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다.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는지… 엄지척… 개인적으로는 표제작 <산맥공주>가 가장 인상깊었다-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 모두 좋았다. 흥미롭고 재밌고, 독특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고전미.. 그리고 어딘가 슬픔이 남은 것 같은 느낌, 섬세하지만 넘치는 상상력에 여운이 꽤 많이 남았다. 


시간은 이제 의미가 없었다. 눈은 시간마저도 내리덮는다. 두려움은 마음속에서 점점 커졌다. 가벼운 눈이 쌓여 은근히 대지를 압박하듯이 내 정신도 눌러 오기 시작하는 듯했다. 안팎이 똑같이 어둡고 휑했으며 소리는 무엇에 막힌 듯 멀고 둔했다. (p.86) _ <눈 속의 요정>


각 이야기마다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인 스토리가 흥미로웠다. <산맥공주>만해도 주인공 출룬체첵의 비범함을 그대로보지 않고 인정하지 않음에 시기 질투 미움의 돌을 던지는 인물들의 마찰이 불편했지만.. 이런 모습들이야 뭐 지금 나의 세상에서도 많이 보고 겪어왔으니까... 출룬체첵이 좀 많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야기들이 교차하는 여덟 편의 단편이 담긴 『산맥공주』 .. SF 소설의 다른 매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D 


아, 그리고.. 


작가의 말이 수록되어 있지 않은.. 사실 이야기의 끝에서 마주한 작가의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기간 SF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했고, <드래곤 라자>, <반지의 제왕> 등등 굵직한 작품들을 첫 정식 출판한 편집자였다고 한다. (우와아...) 작가의 내공을 볼 수 있는 기발표작과 미발표작을 엮어 출간된 이 책. 작가의 유고집인 『산맥공주』 .. 이 사실을 알기전에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보고 다음 작품도 기대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진짜로).. 앞으로의 작품은 볼 수 없음에 괜히 먹먹하다. ㅠㅠ (힝)  




#산맥공주 #이지연 #황금가지 #단편소설 #단편소설집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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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공주
이지연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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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한국적인 SF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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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이주영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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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다정한 순간들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의 이주영 작가는 주중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주말에는 소설을 쓴다. 각각의 단편에는 자잘하고 사소한, 아니 어쩌면 타당하고 정상적인 불행을 겪는 이들이 등장한다. 거기에서 오는 위로와 공감이 매력적이라 느껴지는 단편소설집이다. 

단편소설 속 곳곳에 '초록'이 담겨있다. 찾는 재미도 있었는데.. 초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과 빛이 잘 스며든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  그것들은 위태롭다가 떨어진 삶의 조각에게 다정함을 건넨다. 이주영 작가만의 빛으로. 


_

<되는 얘기>, <돌스의 사생활>은 아이돌 세계를 담았는데.. 나쁜 어른이 만들어낸 나쁜 상황들이.. 이게 되는 이야기야? 이거 있을수도 있는 이야기겠는데? 끝없는 물음표를 남겼던 것 같다. 할말을 잃기도 하고.. 와..c..   그리고 <안녕한 하루>도 인상적이었고...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없는 대로 둘 수 있다면, 불쑥 치솟는 물음들을 고요히 가라 앉힐 수 있다면 여원의 삶도 언젠가 단단히 매듭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매매, 이사, 구직, 출근…… 이런 단어들을 하루하루 쌓아가다보면, 그리하여 우연히 다시 만난 안녕한 하루가 한 달이 되고 1년이 된다면 더는 이음매를 발견할 수 없는 날이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  (p.170~171) _ <안녕한 하루>


여덟 편의 단편중 하나만 고르라면 <이터널 선사인>을. '공간 묘사에 집중해서 읽으면 훨씬 좋다'는 마케터님의 말씀에 나름의 방식으로 집중하여 읽었다. 그랬더니 더 생생하고 좋았던 단편.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담낭암 진단을 받은 안교수가 '장례식에 초대한다'는 메일을 보내며 전개되는데.. 다소 파격적인 소재가 아닌가.. 장례식에 초대한다니.. 죽음에 선수칠 때라며 안락사를 돕는 기관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안교수의 선택은 자신의 안녕이었을까.. 돌아가지 못하고 초록을 몸에 지닌 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그저 마음이 쓸쓸해지는 단편이었다.. 

<북해서가>에서 유난히 영화같이 장면이 떠오르는 145페이지... 마케터님이 좋다고 하셨는데.. 아니- 진짜로. 나도 좋았다.  :D


키가 작고 구불구불한 소나무 둥치 사이를 걸어가며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냐고 지운에게 물었다. 거의 다 왔어. 지운은 나를 돌아보며 빙그레 웃었다. (…) 길고 동그란 불빛이 가리키는 곳에 내가 기대한 풍경은 없었다. 잔디가 덮인 야트막한 언덕에 눈썹처럼 동근 뫼의 능선이 희미하게 포개져 있을 뿐이었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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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을 좋아한다면, 섬세하고 다정한 순간들에 머물고 싶다면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추천추천..!!  :D 





※ 교유서가 마케터님과 교환독서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문장의 밑줄에서는 다시 한번 세심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던 것 같다. 같은 마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던 메모에서는 반가움과 놀라움도 있었고, 생각과 닿음이 덜 했던 부분에서는 마케터님의 생각에 기대어 볼 수 있었던 점이 정말 좋았다.  :D  책을 조금 더 깊게, 섬세하게, 다정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서 감사하고, 종종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초록을지닌채우리는 #이주영 #교유서가 #단편소설 #단편소설집 #소설 #추천책 #추천소설 #교환독서 #도서지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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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죽었대
리안 장 지음, 김영옥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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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쌍둥이 언니의 이름으로 삶을 훔쳐 사는 대환장 사기극 『 J가 죽었대』



초반에는 시선을 잡아버리는 설정과 소재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시작된다.

쌍둥이 자매 클로이와 줄리.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자매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어릴 때 헤어졌는데.. 백인 부부에게 입양되어 인플루언서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클로이와는 다르게 줄리는 이모에게 학대받으며 허덕이며 보통의 삶을 겨우 살고 있다. 


어느 날 클로이에게서 걸려온 전화.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 클로이가 이상해 집으로 찾아가는데.. 클로이가 죽었다.. 경찰이 줄리에게 죽은 사람이 쌍둥이 동생 줄리냐고 묻는다. 줄리는 클로이의 인생을 가져간다. 자신을 죽이고 클로이가 되어 화려한 삶을 선택하는데... 순간의 거짓으로 시작된 말이 걷잡을 수없이 커져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왔다. 결국 클로이인 척 아니 클로이가 돼버린 줄리.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도 생기고 클로이가 가지고 있던 비밀을 알게 되는데..... 


거짓이 들킬까 누군가를 만나는 매 순간 내가 다 심장 쫄깃.  아니 아무리 닮았어도 그렇지.. 못 알아볼 일이야? 그랬는데....  결국!! (스포 없음. 없지만 없음. >.<)   진실은 언제나 언제가 되었건 밝혀지게 되어있지. 


전개가 다소 느리게 느껴졌는데... 그건 아마도 클로이로 사는 줄리의 아슬아슬한 매 순간순간이 긴장되었기 때문이려나.. 어휴- 나라면 절대 할 수 없을 일.. 어디 불안해서 살겠냐고요.. 아무튼..!!  


온라인 세상, SNS,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의 모습들.. 다양한 문제들을 이야기에 잘 담겨 있었다.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현실 속 문제들.  줄리는 클로이와는 다른 삶이었기 때문에 줄리가 갖지 못한 것들을 충족 시켜줄 클로이의 삶.. 그것들을 탐내고 부러워하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닐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겁쟁이라 줄리처럼은 못할 것 같다.  


아무튼!! 스릴러 장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참 오래 남은 소설 『 J가 죽었대』 .. 


아. 정대건 작가님의 추천사에 너무 기대를 했나.. 살짝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기대감에 혼모노를 펼쳤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던 마음이랑 같은 마음.. 추천사에 너무 혹하지 않기로 해놓고... ㅋ 아무리 좋아도 사람은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결말에 이르러서는 충격이었다는... 우워... ㅋㅋ 


공포 스릴러이지만 이상하게 여운이 남았고, 불편하지만 긴장감 있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 『 J가 죽었대』 .. 어떤 반전이 충격이었을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 ㅋ (말 안 해줄 거야.. 읽어보시라요.. ㅋ) 




#J가죽었대 #리안장 #오리지널스 #공포스릴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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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우체국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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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해 두 세계를 잇는 『환상 우체국』 



취업 준비생 아즈사. 취직에 성공한 친구들과는 다르게 자신이 무얼 하고 싶어 하는지조차 모른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고 특별한 스펙 하나 없는 아즈사는 이력서 특기란에 '물건 찾기'라고 적는다. 세상에. 이런 아즈사의 특기가 필요하다며 일자리 요청이 들어오는데.. 우체국을 좋아했던 아즈사는 드디어 일할 수 있는 사실에 기쁘다.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우체국이다. 아즈사는 신들의 계약서라는 목간을 찾는 일을 맡게 된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업무에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하다 그만두려고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우체국을 찾는 다양한 사연과 이상한 날들이 일상이 된 아즈사는 우체국에서 일하기로 결심한다. 죽은 딸과 함께 태워버린 유품을 찾아달라는 중년, 형에게 물려받은 잠옷을 입고 온 소년, 탄내와 향수가 뒤섞인 여자까지... 


아즈사는 이런 존재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었다. 현실의 사회에서는 평범한 인물이었을 아즈사가 도텐 우체국에서만큼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람인지 아닌지 모를 우체국 직원들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인듯했는데.. 그들과 잘 지내는 아즈사. 


"도텐 우체국은 정말 이곳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선택해. 도텐 우체국이 선택한 사람만 올 수 있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아즈사가 평소에도 존재하는데 보이지 않는 것,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건 그 밖에도 많을 테니까." 

"인생도 똑같아. 사람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잖아. 꿈을 갖고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하면 분명 이루어져. 말로만 하는 꿈은 꿈이 아니라 허풍으로 끝나버리지만." (p.124~125)


도텐 우체국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한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해주는 도텐 우체국. 다양한 사연들이 인상 깊었지만 마리코와 아즈사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마리코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는데 기억에 없다. 어느새 마리코와 아즈사는 친구가 되어 있었고 결국 마리코를 해한 사람을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즈사가 위험에 처할 뻔했지만 마리코 덕분에 위험에서 피할 수 있었다. 


"나, 여자 친구는 너뿐이야. 살아 있을 때는 동성 친구가 한 명도 없었어. 지금처럼 진심으로 울며 내게 의지해 주는 사람을 항상 원했어. 그런 친구를 가지는 게 꿈이었어……." (p.261)



'결국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어 있어.' 

'너무 급하게 정하지 마.' 

기회는 또 있어, 실패가 뭐 어때서.  (p.194~195)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도텐 우체국이 실제로도 존재한다면 내게도 보이는 순간이 있으려나.. 산 자와 죽은 자, 현실과 환상.. 이 책 속의 이야기에 우리는 어쩌면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이 책을 하필 병원에 왔다 갔다 하는 타이밍에 읽었다. 정말 틈틈이 읽었는데.. 문득문득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그리고 아즈사가 보여준 도전, 실패, 기회의 닿음도 좋았다.. 


작가가 이야기에 담은 위로에 살아낼 힘을 주는 것도 같았고.. 판타지에 힐링과 위로가 담긴 소설이었고 무엇보다 작가의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이 좋았던 『환상 우체국』  



#환상우체국 #호리카와아사코 #북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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