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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평점 :

『연탄길』의 이철환 작가의 신작.
이 소설은 용팔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용팔과 그의 아내 영선이 운영하는 중국집 고래반점. 부모없이 살아가고 있는 인혜와 인석 남매에 대한 영선의 배려 있는 한마디에 눈물이 또르륵.. 틈날때마다 머릿속을 스치는 글이 있으면 바로바로 메모해 두는 용팔. 그는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한다.
용팔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들만의 관계. 짤막하게 적어가면서 읽었는데. 사람과의 관계가 이렇게 새삼 또 엮이기도 하는구나 싶었던 것 같다.. 좋은 인연도 있고, 아닌 인연도 있고..
용팔과 영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배우고 위로받는 부부.
용팔과 동현·동배. 아빠와 아들. 성격이 많이 다른 아들들이지만 각자에 맞게 툭 던져주는 아빠의 한마디가 좋았다.
용팔과 인하. 용팔과 친분이 있고 시각 장애가 있는 인하이지만. 용팔과 인하의 지식 넘치는 대화가 너무 좋았다.
용팔과 최대출. 건물주와 임차인.
영선과 인혜·인석. 부모없는 남매에게 엄마가 친구라며 짜장면을 그냥 아무 댓가없이 한 끼 내어주는 따뜻한 사람..
동현과 서연. 친구사이. 서연은 전교 1등, 동현의 좋지 않아 자신감이 없지만 책을 좋아하고 서연을 짝사랑한다.
서연과 최대출. 부녀사이. 아빠라는 사람이 딸에게 말과 행동들이 너무 거칠다. 아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인하와 정인. 소개팅으로 닿은 인연. 둘 다 시각장애가 있지만 둘이 등장하는 장면은 왠지 수선화같고 예쁘다..
그 외에도 동현의 같은 반 친구 정태와 담임 선생님, 최대출과 그의 비서 양희원, 최대출과 분식집 여자 희경, 상수와 용길.. 이들의 거리.. 전체적으로 영상미가 앞에서 흐르는 듯한 느낌이였던 것 같다. 단막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
사람과 사람사이의 이야기다. 지금은 거리두기 시대인만큼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과의 따뜻한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래서 이 책이 주는 울림이 좋았던 것 같다. 부드럽고 냉정하기도 했지만 순간순간 다정했고 따뜻했다.
"운동도 노력이고, 기타 연주도 노력이야. 춤도 노력이고, 그림 그리는 것도 노력이야. 독서도 노력이고. 독서하려면 시간 내야 하고, 엄청난 에너지 써야 하잖아. 무엇을 하든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사람마다 다른 거라고 생각해. 아빠도 요리하는 게 좋아서 음식점 하는 거잖아. 사람들마다 특별히 좋아하고 잘하는 게 따로 있는데 시험 성적 나쁘다고 무능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 (p.154~155)
"돈 있는 놈들은 벤츠 타고 돈 없는 놈들은 뚜벅이 되는 거야. 그래도 불평 없이 모두들 그렇게 살아. 남녀 간의 사랑은 조건을 따라가는 거다. 외모가 조건일 수도 있고 성격이 조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사랑은 상대가 졸업한 대학과 경제력을 따라가거든. 안 그런 척해도 소용없다. 결국엔 그걸 따라가게 돼 있어. 얼굴이 밥 먹여주냐고 얼굴 뜯어먹고 살 거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 말이야. 우습지 않나? 그게 너희들이 살아갈 세상이야." (p.170~171)
등장인물들의 사이사이에 부자, 가난, 1등, 차별, 건물주 등등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툭툭 하나씩 꺼내 놓는.. 절대 지나쳐서는 안될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서로 믿지못하고 차별이 난무하며 서열로 사람을 대하는 문제있는 그런 현실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사람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위로를 한다.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는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반전도 있는 소설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 책 속으로
자족감이 주는 충만을 나는 사랑한다. 결핍이 주는 열망을 나는 더욱 사랑한다. 문제아를 만드는 문제어른들이 가득한 나라, 대한민국.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P.167)
때로는 한 걸음 떨어져 나를 바라볼 수 있어야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텐데 그게 정말 어려워요.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온통 안개와 어둠뿐인데 어떻게 한 걸음 떨어져 나를 바라볼 수 있겠어요. (p.282)
"벚꽃이 아무리 그리워도 겨울이 지나야 벚꽃이 핍니다. 벚꽃 지는 것이 아무리 아쉬워도 벚꽃은 시간 속으로 속절없이 사라지고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피고 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기다림을 배우고 그리움과 아쉬움을 견디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부의 주름은 갈라진 땅을 닮고 어부의 주름은 파도치는 바다를 닮는다고 합니다." (p.285)
어둠은 어둠이 아니었다. 어둠이 감추고 있는 빛의 실체가 있었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그것을 '어둠의 빛'이라 명명했다. 캄캄한 시간을 통해서만 깨닫게 되는 것이 있었다. 오직 어둠을 통해서만 인도되는 빛이었다. 어둠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p.107)
2권으로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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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