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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지음, 김현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8월
평점 :
심리학자 베레나 카스트가 전하는 현명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70대 초반의 심리학자 베레나 카스트는 융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담은 책이다. 노년기의 삶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 지, 노화와 질병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마음가짐까지.. 중년 이후의 누구나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은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나이 듦은 많은 두려움과 관련된다. (…) 반드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작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이를테면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좋아하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는 두려움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두려움을 안고 현재 삶의 감정, 에너지, 소망을 바탕으로 지금과는 다르게 경험하고 느끼게 될 미래의 어느 시점을 상상한다. (p.64)
나이가 들어갈 수록 두려움이 동반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부모님을 보면서, 나를 보면서 나 역시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나이 들어 좋은 점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보다는 몸도 마음도 예전같지 않음을 확연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이 듦'에 대해 생각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최근이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그동안에 생각하고 걱정했던 부분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언급한 이야기가 많아서 순간순간의 공감 모먼트가 많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첫 번째로 '자신의 죽음에 다가서기'에 대한 언급이다. 어쩐지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괜히 먹먹해지기도 한다. 그때가 되면 나는 나의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으려나. 다양한 상실의 경험으로 애도의 과정을 많이 겪었다면 나의 삶과도 인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죽음에 익숙해짐으로써 삶의 특별한 순간들, 이를테면 봄에 느낀 기쁨, 오래전에 겪은 강렬한 경험에 대한 기억 등을 다시 감정적으로 강렬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이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즐거움은 사라지는 것, 세상을 떠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p.115)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내가 짐이 될까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언급한 부분이다. 이건 정말. 완전. 몹시. 매우. 나도 걱정하는 부분. 건강하게 자다가 삶을 끝내면 정말 좋을텐데.. 건강하지 못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길까 걱정이 많다. 아픈건 아픈거고 짐이 될까 무서운 나란 사람.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정말 그러고 싶지 않은데.. ㅠㅠ
대체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될까 봐 실제로 그렇게 되기 전에 미리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언젠가 의존적인 짐이 될 거라고 우려하고 상상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p.142)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별하는 자세로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항상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 모든 것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정말 또 깊이 공감하는 부분! 알고 지내는 사람이 많을 수록 이별도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 ㅠㅠ
삶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과 마주하여 우리는 항상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좋아했던 사람들, 인생의 여러 단계, 소중히 여겼던 것들,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 세상이 어때야 한다는 생각 등 이 모든 것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p.190)
가족, 친구 등 사람과의 이별을 제외하면.. (갑자기 벗어난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나는 내 방과 이별하는게 너무 슬플 것 같다.. 벌써 눈물이 차오름.. 그냥 내 방은 나 그 자체라서.. 여기에 내가 없어서.. 그게 참 슬플 것 같다..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는 어렵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기대보다 더 좋았고, 나이 듦에 대해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면 다시 한번 펼쳐봐야겠다. 내게도 오는 기회라면 노년기를 잘 맞이 할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책.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추천. 또 추천.
#나이든다는것에관하여 #베레나카스트 #을유문화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