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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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윤. 기윤은 동창회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다들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기윤은 친구들과는 조금은 다른 질감의 삶을 이야기하기를 주저한다. 친구들도 이해를 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러다 민재의 이름이 나오고.. 소설은 고등학교 시절로 전환된다. 


열여덟살의 민재와 기윤은 각각 시인과 화가를 꿈꾼다. 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다. 부모님 역시 쓸데없는 꿈이라며 반대한다. 민재와 기윤. 그 둘은 세상에 저항하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레지스탕스'를 결성한다. 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은데...  


"나아가야 할 길? 그게 뭔데?"

"다 깨부수는 거지."

"어떤 걸?"

"나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그 모든 것들."  (p.112)


동급생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기윤에게 일진 무리들은 친구가 되자고 제안한다. 기윤은 그 무리들과 어울려 옳지 않은 행동들을 한다. 하지만 어느 날 그들은 기윤에게 등을 돌리게되고 착취를 하는 등 몹쓸 짓을 일삼는다.  반대로 민재는 자기 성찰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책을 정말 좋아하고 여러모로 상민과 반대되는 이미지의 민재와 친해지기 위해 기윤은 같은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렇게 민재의 영향을 받아 기윤은 변화한다. 


"(…) 휴학한 뒤로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기도 했고, 인생의 답을 알고 싶은 욕구가 엄청 컸어. 그럼에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었거든. 그때부터 독서에만 매진하게 됐어. 거의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었어. 정말 닥치는 대로 읽었지."  (p.145) ?



학교의 부조리함에 저항하고 투쟁하여 얻어낼 수 있을까.. 어차피 쉽게 바뀌지 않을텐데... 조금의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결국 그들은 깨닫는다. 세상이 바뀌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도대체 무엇을 위한 혁명이고, 투쟁이었을까. 여전히 세상은 그대로고, 나는 이렇게 나약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말이야…." (p.340)


기윤과 민재 몰래한 제주 여행. 와우. 대담한데? 미성년자로 안될 행동들도 있었지만. 그냥 소설일 뿐이니까 살짝 눈 감아주기로 하고.  (ㅋㅋ) 수능이 끝나고 기윤과 민재는 각자 성적대로 대학교 원서를 넣고 나름의 계획도 세운다. 민재는 여행을 꿈꾸는데. 기윤에게 마지막 인사하러 가는 길에 일어난 사고. 그게 정말 마지막이었던 민재의 삶. ㅠㅠ 흐어. 나 울어. 민재야 가지마아... 이야기 전개상 설마설마 했던 예상이 벌어지다니.. 나도 모르게 소리를. ㅠㅠ 안돼애!!!! 


민재와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실제로 그런 친구가 있었다면 나는 아마 그 친구에게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싶다. 기윤이가 그랬던 것 처럼. 

방황의 시간이 긴듯해서 조금 피로감이 있긴했는데.. 480여 페이지가 순삭! 민재와 기윤이 성인이 되어서도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컸던 소설. 그리고 확고한 꿈이 있었던 그들의 바람이 부러웠다. 


"꿈이 있는 네가 참 부럽다. 나는 아직 뭐가 되고 싶다는 꿈조차 없거든."  (p.365)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세상에 저항하기 위해 레지스탕스가 된 기윤과 민재를 통해 삶의 의미, 자신을 찾아 가는 동안의 고민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레지스탕스』 .. 기대이상으로 좋았던 장편소설!!  추천추천. :D 




#레지스탕스 #이우 #몽상가들  #소설가이우 #장편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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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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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엔 뭔가 있고, 난 그걸 밝혀낼 거야." 



아이를 키우는데 최적의 마을 '파란 나라'. 하지만 이 마을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 파란 나라 마을에서 이사를 간다면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특이점이 있는 마을이다. 주인공 파랑이는 여덟 살 때 이 마을로 이사를 왔다. 이 마을을 만든 건 파랑이 아빠다. 모든 아이의 모든 부모는 아이들에게 충실하게 부모의 역할을 한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던가 절대 조금의 폭력은 없다. 하지만 어느 날! 파랑이의 친구 우령이가 갑자기 마을을 떠났다. 인사없이. 파랑이에게 찾아온 의문점들. 



나는 파란 나라의 의심스러운 사건을 수집하고 다녔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건은 해결하기 전에 해결되어 버리고는 했다. 아빠는 원래 시간이 많은 걸 해결한다고 했다. 모든 걸 시간이 다 해결하면 탐정 따위는 필요가 없을 거라며 침울해하던 어느 날, 아빠가 말했다. 

"모든 걸 시간에만 맡기는 삶은 재미가 없잖니."

"하지만 항상 시간이 이기는걸요."

"시간이 흘러도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분명 있단다."

"예를 들면요?"

"이유도 모른 채 소중한 사람과 헤어지는 일 같은 거 말이야. 아빠는 그랬어."  (p.37 / 가제본 기준)



탐정을 꿈꾸는 파랑이는 어른들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 우령이에 대한 진실과 우령이를 직접 찾아 나설 결심을 한다. 그러다 마을위원희의 회의를 엿듣게 되는데...  도무지 모르겠는 말들이 많은 가운데 우령이가 삭제되었다는 말을 듣게되는 파랑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삭제라니.. 삭제라니..? 나조차도 도무지 알쏭달쏭.. 이 마을의 비밀을 찾아나서는 파랑이 그리고 또 다른 친구 우주, 미로 쌤. 교장 선생님의 딸이기도 한 미로 쌤 역시 이 마을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는데.. 도대체 파란 나라의 정체는 무엇일까..? 


"파란 나라는 그런 곳이란다. 부모님 위주로 굴러가는 곳이야. 이제 다른 마을에서 살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p.103 / 가제본 기준)


아이를 삭제한다는 설정이.. 어른의 무관심 혹은 지나친 관심으로 그저 어른의 입장에서 보는 아이의 세상을 만드려는 이야기일까..?  마을에서 아이를 '삭제'한다는 설정이 나는 왜 이렇게 무섭게 닿았는지 모르겠네... (후덜덜) 삭제된 아이들은 어디있을까? 미로 쌤은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파랑이의 부모는 왜 파란 나라를 만들었을까? (어이쿠. 물음표만 남았네.) 


파랑이가 파란 나라의 비밀을 찾고 우령이와 우주를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긴한데.. 두 번을 읽어도 이 책의 엔딩을 예상할 수가 없.... (상상력의 부재..;;) 가제본으로 뒷이야기는 담겨있지 않아서 결말이 몹시. 매우. 궁금한 상황. :) 


아이를 '삭제'한다는 말 자체가 조금은 과격하고 긴장되지만 신선한 전개였던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 




#이아이를삭제할까요? #김지숙 #다른 

* 출판사로부터 도서(가제본)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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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지음, 김현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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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베레나 카스트가 전하는 현명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70대 초반의 심리학자 베레나 카스트는 융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담은 책이다. 노년기의 삶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 지, 노화와 질병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마음가짐까지.. 중년 이후의 누구나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은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나이 듦은 많은 두려움과 관련된다. (…) 반드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작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이를테면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좋아하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는 두려움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두려움을 안고 현재 삶의 감정, 에너지, 소망을 바탕으로 지금과는 다르게 경험하고 느끼게 될 미래의 어느 시점을 상상한다. (p.64) 


나이가 들어갈 수록 두려움이 동반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부모님을 보면서, 나를 보면서 나 역시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나이 들어 좋은 점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보다는 몸도 마음도 예전같지 않음을 확연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이 듦'에 대해 생각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최근이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그동안에 생각하고 걱정했던 부분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언급한 이야기가 많아서 순간순간의 공감 모먼트가 많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첫 번째로 '자신의 죽음에 다가서기'에 대한 언급이다. 어쩐지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괜히 먹먹해지기도 한다. 그때가 되면 나는 나의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으려나. 다양한 상실의 경험으로 애도의 과정을 많이 겪었다면 나의 삶과도 인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죽음에 익숙해짐으로써 삶의 특별한 순간들, 이를테면 봄에 느낀 기쁨, 오래전에 겪은 강렬한 경험에 대한 기억 등을 다시 감정적으로 강렬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이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즐거움은 사라지는 것, 세상을 떠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p.115)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내가 짐이 될까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언급한 부분이다. 이건 정말. 완전. 몹시. 매우. 나도 걱정하는 부분. 건강하게 자다가 삶을 끝내면 정말 좋을텐데.. 건강하지 못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길까 걱정이 많다. 아픈건 아픈거고 짐이 될까 무서운 나란 사람.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정말 그러고 싶지 않은데.. ㅠㅠ


대체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될까 봐 실제로 그렇게 되기 전에 미리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언젠가 의존적인 짐이 될 거라고 우려하고 상상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p.142)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별하는 자세로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항상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 모든 것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정말 또 깊이 공감하는 부분! 알고 지내는 사람이 많을 수록 이별도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 ㅠㅠ 


삶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과 마주하여 우리는 항상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좋아했던 사람들, 인생의 여러 단계, 소중히 여겼던 것들,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 세상이 어때야 한다는 생각 등 이 모든 것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p.190)


가족, 친구 등 사람과의 이별을 제외하면.. (갑자기 벗어난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나는 내 방과 이별하는게 너무 슬플 것 같다.. 벌써 눈물이 차오름.. 그냥 내 방은 나 그 자체라서.. 여기에 내가 없어서.. 그게 참 슬플 것 같다..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는 어렵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기대보다 더 좋았고, 나이 듦에 대해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면 다시 한번 펼쳐봐야겠다. 내게도 오는 기회라면 노년기를 잘 맞이 할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책.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추천. 또 추천. 




#나이든다는것에관하여 #베레나카스트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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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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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이자 전 세계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캐드펠 수사 시리즈' 국내 유일 완역본! 


캐트펠 수사 시리즈 다섯 번째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늙은 남작 휴언 드 돔빌과 일찍이 부모를 여읜 어린 신부 이베타와의 결혼이 곧 있을 예정이다. 어린 나이에 늙은 남작과 결혼한다는 사실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는데 결혼식 당일 신랑이 살해당했다. 현장에서는 사고로 죽은 것처럼 위장되어 있는데..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캐드펠 수사. 팔려가듯 남작과 결혼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베타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 조슬린은 이베타와 함께 떠나고 싶었지만 계획은 모두 무산되고 만다. 절도와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게 되는 조슬린. 누명을 쓴 조슬린은 일단 그를 잡으려는 이들을 피해 세인트자일스 병원으로 숨어 든다. 그를 도와준 라자루스. 그의 정체가 궁금한 가운데... 끄트머리 즈음 밝혀지는 정체. 그리고 믿었던 친구의 배신.  그보다 너무나 안타까워 탄식이 절로 나오는 이베타의 자신의 의지가 아니지만 의지인 듯한 결혼. (어휴. 나라면 도망 갔을지도....) 




"내일 자매가 치르게 될 혼례는 삼촌과 숙모의 의향에 따른 것이라 들었소. 특히 지위나 재산 문제와 관련해서 말이오. 자매의 의향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게 확실하오? 그 혼례를 자매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이는 거요?"  (…)

"네, 수도원장님. 분명히 제 의지입니다. 저는 옳고 바르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이고요."    (P.99)



이베타는 삼촌과 숙모에게, 조슬린은 친구 사이먼에게... 다들 배신과 의지 상실을 안겨주는 것 같았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가장 무섭.. 어휴.. 수도원장의 공정함에 속이 조금 마음이 놓이기도 했고 여전히 캐드펠 수사가 주는 안정감이 있어 좋았다. 선과 악이 구분의 또렷했던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 이전에도 그랬지만 인간의 추악한 욕망, 욕심의 끝은 정말이지 무섭다. 


생생한 캐릭터 묘사, 은은한 전개가 매력적인 중세 역사 미스터리 <캐드펠 수사 시리즈> ..  모두 독립된 이야기라 끌리는 책부터 읽어도 괜찮을 시리즈. 전 21권이라던데.. 와우.. 남은 시리즈 모두 기대됨..!!!  :D 





#세인트자일스의나환자 #엘리스피터스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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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연두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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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모든 연두> 속 주인공 채아에게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오빠가 있었지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오빠를 생각하면 채아는 가슴이 답답하다. 자책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채아에게 친구 주희는 오빠에 대해 막말을 하고 그로인해 그 친구와는 멀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절친 우빈에게 짝사랑하는 아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채아. 우빈을 도와주려던 채아는 짝사랑 상대가 자신과 같은 반인 연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연두는 채아의 친오빠와 같은 자페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친구였던 것. 


연두가 자폐장애라면, 연두와도 온전히 소통하지는 못할 것이다. 연두가 소통하는 방식은 우빈이와 다르고, 어쩌면 서로서로 외롭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연두를 외롭게 햇는 안 된다는 것만은 학실했다. 우빈이 지금 연두에게 용기를 내 다가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자신이 연두를 혼자 남겨둘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은 콕콕 오싹하게 소름이 끼치는 것이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과 함께였다가 혼자 남는 것은 다른 것이니까. 지금 연두를 보면 콩닥콩닥 가슴이 뛰지만, 이 설렘이 멈춰버리면 연두가 시시해질지도 모른다. 채준이 형에게 그랬던 것처럼. (p.112~113)



채준과 연두, 그리고 우리 모두는 다르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 연두와 얽히며 채아도 우빈이도 성장해가는 모습이 정말 좋았던 청소년소설 『세상의 모든 연두』


미안할 일이 아닌데, 미안한 일이야. 미안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미안한 일이 되어버린 거지. 그냥 그런 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 세상이, 사람들이……. 우빈아, 우리 엄마는 아마 '안녕하세요'라는 말보다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이 말을 더 많이 하고 산 것 같아. 우리 엄마는 오빠랑 엘리베이터만 타도 오빠를 숨기면서 미안해했어, 같이 안 사람들에게. 오빠에게 잔뜩 경계하는 시선을 보내는 건 그 사람들이었는데…….(p.130~131)


생각해 보면 세상엔 주희 같은 사람들이 참 많아. 맞아, 정말 많은 것 같아. 다르고 차별하고, 낮으면 짓밟고, 없으면 더 빼앗으려 하고……. (p.172) 


'다른' 사람, '낮은' 사람, '없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오빠가 죽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내놓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빡빡 밀고, 소리치고 애원해도 세상은 등을 돌린다.  (p.172~173)



청소년의 시각에서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을 나쁘게 보지 않는 사회가 되면 좋을텐데.. 사람이 받아들이고 보고 느끼는 것들이 다 다르기 때문인건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는.. 나조차도 그렇게 보지는 않았는지.. 정말 책에서처럼 미안해 할 일이 아닌데도 미안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씁쓸하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연두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되면 참 좋을텐데.. 장애 가족이 마음을 더더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추천추천.  



#세상의모든연두 #민경혜 #특별한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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