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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에서 ㅣ 암실문고
브라이언 딜런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에세이스트 브라이언 딜런의 데뷔작 『어두운 방에서』
문학과 예술을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기억을 떠올린다. 지나간 기억들과 겪은 상처들을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집을 통해 떠올리는 기억들이 인상적이었다. 현관문부터 소품들까지. 그에 담긴 추억, 기억, 상처는.. 대부분 간직하고 부모님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과거와 현재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이 집이 지긋지긋해졌다. 나는 집안 구석구석 처박혀 있거나 온 바닥 위를 정처 없이 떠도는 기억들에 진절머리가 나서, 이 집이 썩어 문드러지도록 기꺼이 내버려 두고 떠나려 한다. (p.80)
가끔 나도 문득 불쑥 그런 생각을 하곤하는데.. 이 집이 지긋지긋할 거까진 아닌 것 같지만.. 언젠가 마주할 이별에 나는 이 집에서의 기억과 추억에 지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미련도 많을거고 이 집에서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가지고 싶어서 놓고 어디로 가지 못하지 싶다. 사진처럼 장면 장면으로 떠오를 듯. 무엇을 보아도. 함께 있던 모든 것들의 지난 날이 떠오를 듯하다..
재떨이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네가 기억한다고 믿는 그 세계는 보이는 것과 다른 모습이라고. 기억의 앞면은, 유리 재떨이 자체가 그러하듯, 무한히 더 복잡한 뒷면이 만들어 낸 그림자에 잠겨있다고. 그것의 한쪽 면은 매끄럽게 사물을 반사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거친 촉감이 느껴진다. 이 두 면이 합해지면서 무한히 세밀한 무늬들이 직조되고, 거기서 사물에 대한 기억 속 이미지들의 연결망이 형성된다. 평범한 기억들로 압축된 표면 아래에, 여전히 날카롭고 선명한 물리적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다. (p.124~125)
아버지의 재떨이, 어머니의 기도서, 어머니의 파란색 펜.. 온통 슬픔이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읽는 시점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읽히려나..)
저자가 십 대 중반일 때 돌아가신 어머니와 대학 입학 후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은 쓸쓸하다. 부모님이 사용하시던 물건.. 어떤 공간이나 장소에서 떠오른 부모님의 모습들.. 기억들을 모아모아 추억하게 되는 시선들에 어울리는 격한 공감이었던 이 문장.
나는 미래의 내가 떠올리게 될 장면에 벌써부터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p.295)
어쩜 내 마음이 여기있지...
나는 이 책이 왜이렇게 슬펐을까.... 따라가게 되는 문장 끝에 머무는 시선.. 전환되는 시선들이 생각에 잠기게 했다.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예술과 비평이 담긴 특별한 에세이가 궁금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어두운 방에서』 .. 좋습니다! :)
처음 알게된 작가의 데뷔작 『어두운 방에서』를 읽어보았는데.. 기대이상으로 좋았고 다른 작품도 찾아보아야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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