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를 따라서 여름으로 토마토 청소년문학
박서형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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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의 다정하고 감동적인 성장 소설 『해파리를 따라서 여름으로』



여름방학을 맞이해 해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삭'. 그런 이삭에게 인사하는 '이리리'.  


"너, 죽고 싶다며?" (p.9) 


이리리는 대뜸 이삭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런 질문은 한데에는 이삭에 대한 소문이 있었다. 위클래스 상담 중에 내뱉은 '사라지고 싶다'는 말이 '죽고 싶다'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이삭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의 이삭은 '죽고 싶은 아이'였다. 


말이 바뀌었다고. 부풀려진 것도 와전된 것도 아니고 바뀐 것이라고. 매달 교실 자리를 바꾸듯이 그런 것뿐이라고. 그래서 자신을 기피하거나 조롱하는 아이들에게 별말 하지 않았다. 바뀐 것은 말뿐이고, 이삭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p.10) 


하지만 이리리는 죽고 싶은 아이였다. 이삭이라면 이리리가 망설일 때 밀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이삭은 이리리와 같은 마음이지 않았다. 이삭은 이리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이삭은 이리리가 죽고 싶어 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았다. 


들어 보나 마나 뻔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려 했다. 죽는 거야 네 마음이지만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라고. 노을 지는 하늘을 봤다. 이삭에게는 사람지고 싶은 이유가 없었다. 이유란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의 것이었다.   (p.23)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주 만나게 되는 이삭과 이리리. 둘은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김밥을 같이 먹기도 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둘은 서로의 속사정을 알게 된다. 가족에게 이해받고 싶었던 이리리, 가족에게 방치되어 외로운 이삭. 


이삭은 처음으로 이리리와 자신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편안했다. 비슷한 사람과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살면서 처음 발견한 탓에 조금 울렁거리기까지 했다. 조금 울 것 같았지만 울지 않았다.  (p.108)


이삭과 이리리는 결심했다. 이리리의 고모가 살았던 지금은 빈집인 그곳으로 떠나기로. 


"넌 떠나고, 난 사라지자. 너네 고모 집에서 서로 갈 길 가자." 

이리리는 말을 잃었다. 순간 커다란 바람이 불었다. 머리끈이 끊기며 이리리의 머리칼이 사방으로 나부꼈다. 이삭은 놀라지 않았다. 눈을 피하지 않았다. 넌 해파리 같은 사람이라 해류를 거스르지 않는 걸까. 도착하게 되는 곳이 내 무덤일지라도.  (p.136)


하아. 읽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 둘의 환경은 다른 듯하지만 비슷했다. 어째서 이렇게 가족인데도 함께 있는 공간의 감정이 난폭할까.. 하아.. 정말이지 이리리의 부모님이 나누는 대화도, 이삭의 할머니가 던지는 말들도.. 어질어질... ㅠㅠ 그러니까 이리리와 이삭의 마음이 삶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걸지도.. 너무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사라지고 싶고 떠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에 대해서는 나쁘다라기 보다 좀 많이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왜 엄마는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하지 않을까. 왜 아빠는 본인의 기준에서만 생각을 할까. 한편으로는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이리리가 고백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놀라는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가족인데.. 꼬인 생각이 한 바퀴 돌아 이리리편에 서서 이야기 해줄수는 없었을까...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이리리와 이삭의 여름..  '삶'을 포기하지 않은 그들의 여름이 꽤 많이 감동적이다. 청소년의 자살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문제들은 어쩐지 쉬쉬하고 있는 것만 같다. 조금 더 유연하게 다독일 수는 없을까..  

그래,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 떠나고 싶다는 생각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어.. 너무 안되겠는 마음일 때.. 읽지 않고 쌓아둔 책의 어깨에 기대어서라도 살아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무게에 지지 말고. (내 어깨라도 빌려줄게.. 괜찮다면 안아도 줄게..) 물론 그 마음의 무게를 다 견뎌낼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크게 소리내어 울고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다.. 후- 청소년 뿐만 아니라 연약한 마음이 생겨버린 어른이들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하- 읽은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이리리와 이삭의 여름이 아직도 생각나.. 제목도 예쁘고 청량한 표지의 책이지만 마음은 묵직한 여운을 남긴 『해파리를 따라서 여름으로』  .. 그래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리리와 이삭이 어떠한 선택을 했을지, 서로에게 구원이 되었을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추천추천!!





#해파리를따라서여름으로 #박서형 #토마토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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