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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평점 :

고전에서 퀴어 로맨스를 읽는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이 책은 고대 세계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선별해 모아 담았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플라톤 <향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등등.. 고대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고대 퀴어 영웅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삽화를 담은 루크 에드워드 홀과 저자 숀 휴잇 또한 퀴어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퀴어함을 솔직하게 생생하게 잘 담지 않았나 싶다.
인간은 욕망할 권리를 타고났고, 서로의 몸을 통해 그 욕망을 충족할 방편을 부여받았습니다. 이처럼 에로스는 먼 옛날의 인간 본성을 한데 모아 두 개의 반쪽으로 온전한 하나를 만듭니다. 이런 식으로 과거의 분열이 치유되는 것입니다. (p.46)
과거에는 인간의 성별이 두 개가 아닌 세 개였음을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설명부터 흥미진진. 성의 종류가 세 가지였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다. 그게 뭐냐면... 태양은 남성의 부모이고, 땅은 여성의 부모 그리고 달은 태양과 땅이 결합된 제3의 성의 부모였다고 하는데... 오오... 연이어 들려주는 배꼽이 생겨난 이야기도 그렇고 우리는 모두 인간의 절반일 뿐이라는 말도 그렇고 이야기들을 쭈욱 만나다 보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저 서로를 사랑했을 뿐인데. 그걸 잘못이라 할 수 있을까? (p.54)
노골적이기도 했고, 거침없기도 했다. 혹은 자연스럽기도 했고 꽤나 솔직한 고대 그리스 로마 영웅들의 이야기들. 흥미로우면서도 많이 놀라면서 읽었다는... 음, 편견이라기보다 시대적으로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오픈 마인드, 활짝 열린 사회였던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
한 시간이라도 좋아요. 그리고 다시 태어난 나를 지혜로운 일상으로 돌려보내 줘요. 그대의 얼굴이 내 앞에 있는 한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키스가 죽음을 의미한다 해도 나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예요. (p.250)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라는 문장은 그리스 시인 테오그니스의 서정시에 나오는 구절이라 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로맨스와 기쁨, 비극, 슬픔, 욕망을 발견하고 퀴어함의 원형 신화와 다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p.17)고....
솔직하고 간절함에 그 또한 그대로의 사랑이겠지.. :D 다채로운 고대인의 퀴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 ^^ 아! 대담함에 눈 반짝이는 이야기 속 저자의 유머러스함도 놓치지 마시길...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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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