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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붙을 결심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3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6월
평점 :

표제작 <한판 붙을 결심> 포함 총 네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는 박하령 소설집 『한판 붙을 결심』
<한판 붙을 결심> _ 소문의 진실을 파헤지는 주인공 연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패스트푸드점에 들른 연화는 옆자리에서 '순화여중 지연화'라며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을 듣게된다. 자신의 이름이 나온 것이 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연화는 어딘가 기분이 찜찜하다. 문득 중학교 때 친구였었던 승아와 나은이의 소식이 궁금해지는데... 셋은 중학교 때 비밀을 나누는 사이였다. 그런 친구들이 생각나 수소문 끝에 승아와 연락이 닿는다. 하지만 친구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한데.... 지난 과거가 떠오른 연화.
"내가 알기론 끼리끼리 놀듯이, 질투도 끼리끼리 하게 되어 있거든. 공부 잘하는 애가 더 잘하는 애를 샘내고, 또 글 잘 쓰는 애가 더 잘 쓰는 애를 시샘하고 그러잖아? 그렇듯 승아처럼 연예인이 되고 싶은 애가 승아 재능이 거슬려 그딴 짓을 했겠지." (p.50)
어이쿠. 셋이 같이 다니면 꼭 한 사람은 낙오되는 유경험자로서.. 아.. 너무 안타까웠네.. 얘들아 그러면 안돼~ 페이지에 대고 소리칠 뻔...
어른이 되어서도 순수한 건 좋은 거지만 마냥 순진한 건 사회화가 덜된 거라 어리석은 무지와 같다던데. 난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나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게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잘못 아는 게 너무 많은 것도 같다. (p.63)
현실에서도 무던히 볼법한 문제들이 등장했고 주인공 연화는 자신도 모르게 휩싸인 소문의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나를 되돌아볼 줄 아는 용기가 돋보였던 단편이었다.
표제작 외 단편들도 아주 간략하게 살펴보자면...
<N분의 1을 위하여> _ 주희는 동창모임에 나가고 싶지만 모임 회비가 없다. 언니에게 돈을 빌려 동창회에 나가지만 갚을 능력이 없고,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지만 어딘가 찜찜한 시간을 보내는데....
휘둘리지 않고 내 삶에 뿌리를 건강하게 내리기 위한 밥벌이를 위해, 또 나를 지켜 내기 위한 N분의 1 역할을 찾아 나서리라. (p.91)
<금을 그다> _ 해인은 사고로 장애판정을 받게 된다.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친구 형우가 도와주지만 점점 선을 넘는데... 장애를 빌미로 권력을 행사하는 듯한 뭔가 이상하게 꼬여버린 해인...
형우의 힘을 빌려서 몸을 필요 이상으로 부풀리고 연대를 이뤄 주변에 겁을 주며 그렇게 나를 지키려 했었다. 그러니 어쩌면 나를 차별한 첫 번째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장애라는 금을 긋고 나를 방어하기 위해 도움이나 혜택을 바란 것이다. 더 나아가 권력의 형태로 위세를 떨기도 하고. (p.122)
<토끼지 않습니다> _ 다현은 대학 진학을 위해 과외를 시작했다. 과외수업이 비게 된 어느 날 친구 희수를 만났는데 그 모습이 평범하지 않다. 희수의 영향을 받아 불쑥 마음의 변화를 느끼는 다현..
맞다! 언젠가 엄마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으니까 딸이 행복한 삶을 사는 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행복해져야 한다. 허세 부리다 떨어져 죽는 토끼 말고, 내가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뛰는 토끼가 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미쳤냐! 그 과외에 어떻게 머리를 디밀었는데.' 이런 소리로 욕을 먹겠지만, 이겨내야 한다. 욕먹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희수처럼 그렇게 힘을 내야 하는 거다. (p.161)
그때는 몰랐던 나의 행동이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알게되는 주인공으로 인해 나도 나를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지나치지 않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게 얼마나 중요하고 다행인 일인지 너무 어른이 되어서 알게된 나는.. 모두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대견하기도 하고. 표제작 말고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소설인 것 같아 청소년과 부모님, 선생님까지 모두모두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 :D
#한판붙을결심 #박하령 #미래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