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안 되지만 트리플 27
정해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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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에세이가 담긴 <트리플 시리즈> 스물일곱 번째  『말은 안 되지만』




<관심이 필요해> 

이야기의 흐름상 중혁의 의심대로 엄마가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와우. 머리가 띵-한 반전. 


처음엔 아마 진짜였을 것이다. 병이 난 영우를 엄마가 옆에서 따듯하게 살폈을 것이다. 이마를 만져주고, 안아주고, 돌보았을 것이다. 그 시간이 너무나 달콤해 아이는 자신을 헤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p.40) 



<드림 카>

짧지만 강렬했다. 사람의 욕망이 가진 잔인함이 무서웠다. 결국 벌받아야 할 사람은 마땅히 벌받게 되는 이치가 당연한듯 시원했다. 그러게 왜 그런 욕심을 부려서는. 


웃고 있었다. 

인우는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 지금껏 자신의 주변을 맴돌던 그 여자의 환영. 곤죽이 된 그 얼굴을 왜 알아보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건 아내의 얼굴이었다. 그런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의식은 암흑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인우의 시체가 발견된 것은 다음 날 새벽, 고속도로 순찰대에 의해서였다.  (p.73)



표제작 <말은 안 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두려움과 불안과 오싹함이 들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말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부터 놀랍다. 다른 이들은 돼지로 변했는데 화자만 말로 변했다. 그것도 그거지만 훈련소에 입소하여 평가 레이스를 치뤄야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말고기가 되는..! 최고가 아니면 살아날 수 없는 경쟁 사회. 흐어. 말로 변해도 사람이나 똑같은 사회 생활을 겪어야 하다니.. 잠시나마 너무 끔찍했네.. 말도 안 되지만 말이 안 될 수가 없는 이야기들. 경쟁을 하고 누군가는 1등을 하고 누군가는 낙오자가 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비현실적인 이야기 전개에 잘 스며든 스토리였다.      


나는 죽기 살기로 달렸다. 어떻게든 이겨야 했다. 점점 등급은 높아졌다. 그럴수록 더 피폐해졌다. 말 하나가 넘어지고, 또 하나가 쓰러져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나는 피를 흘리고 죽어갔으며, 다른 하나는 그 자리에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래도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p.97)



그리고 저자의 에세이 <어떤 작가>는 솔직담백했다. 3편의 단편과 에세이까지 금세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짧지만 함축적이고 단단한 힘이 느껴졌다. 



"소설을 안 쓰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그럼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때 깨달았다. 소설 쓰는 일은 나의 전부였다.   (p.114~115) 



정해연 작가의 작품은 지금까지 읽어본 책들 중에 좋지 않았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알차게 담은 트리플 시리즈  『말은 안 되지만』 은 단편소설이지만 공포, 판타지, 환상 등 여러가지 장면을 담았으며.. 각각의 이야기에서 연장선으로 긴~ 이야기가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D 



#말은안되지만 #정해연 #자음과모음 #트리플시리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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