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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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에서 조금 더 나아간 이야기 『빛과 멜로디』 



"태엽이 멈추면 빛과 멜로디가 사라지고 눈도 그치겠죠."  (p.10)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권은과 승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두 사람. 권은은 사진가가 승준은 기자가 되어 재회한 후로부터 7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되는 『빛과 멜로디』다. 권은은 내전중이던 시리아로 촬영차 방문했다가 왼쪽 다리를 잃고 삶의 의욕도 잃는다. 권은은 의뢰 작업들을 거절하고 이따금씩 들어오는 저작권료로 생활하고 있는 권은에게 손 내민 애나 앤더슨. 권은이 좋아하고 닮고 싶어했던 게리 앤더슨의 동생이기도 한 애나는 권은에게 부탁을 하나 한다. 아버지의 생애를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 달라는 것. 제작과정에서 자신이 찍은 사진 작업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권은은 살마를 만나게 되면서 그 고민들이 더 커진다. 



살마를 만난 뒤부터 그녀는 사람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다. 확실할 수 없었으니까. 사진이 옳은지에 대해, 가령 배고픈 사람이나 다친 사람에게, 혹은 가족이나 연인, 이웃이 죽는 걸 목격한 적 있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이 과연 맞는지에 대해…… 각자의 공간과 시간에서 그 사진을 접하게 될 익명의 사람들이 사진 속 고통을 미술작품처럼 관람하는 것에 그치거나 총알과 포탄이 부재한 자신의 현실에 오직 안도할 뿐이라면, 그런 사진이 과연 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더이상 판단할 수 없게 됐다. (p.55)



한 인터뷰를 계기로 다시 연락을 주고 받게 되는 승준과 권은. 이 두 사람 외에도 국적도 나이도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국적, 성별, 나이와는 상관없는 친절이 느껴졌던 『빛과 멜로디』  



죽음만을 생각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 뭐든 쉽게 잊는 무정하도록 나태한 세상에 타전하고 싶다는 마음, 그들을 살릴 수 있도록, 바로 나를 살게 한 카메라로……   (p.86)

 

아니, <빛의 호위>의 연장선인줄 모르고 읽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어딘가 낯이 익은 이야기에 갸우뚱했다가 사실을 알고 오옼!! 놀라버린 사람 여기. 


『빛과 멜로디』 .. 제목은 참 감성적이고 세련되게 예쁜데.. 책 속으로 들어가보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어딘가 어둡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빛의 호위>도 그랬던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서로가 전하는 사랑이 또다시 사랑으로 이어지는 멜로디처럼 퍼지는 책 속의 광경이 따뜻했다. 또 어딘가 슬픈 마음이 밀려오기도 했고... 



"그저 즐겁게 살아줘. 마음껏 사랑하면서."  (p.205)


가장 좋았고 가장 그랬으면 좋겠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작가는 말한다. 


『빛과 멜로디』가 내 안의 미안함에 머무리지 않고 또다른 '사람, 사람들'을 만나 더 먼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흘러가 점등되기를. (p.259)라고... 


조해진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추천. 읽어볼 책을 찾고 있다면 추천.... :D 




#빛과멜로디 #조해진 #문학동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고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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