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사라진 정오 NEON SIGN 8
김동하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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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씨, 제게 그림자를 파시겠습니까?"  (p.34)



사람들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있다. '그림자 상인'이라는 자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그림자를 주는 대가로 슬픔을 느끼지 않게 해주겠다는 수상한 제안을 하는데... 사람들은 혹하여 그림자를 내어준다. 그림자는 쓸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그림자가 사라지는 이들이 늘어난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로 기억을 잃은 정오에게도 나타나는 그림자 상인. 



제 목적은 사람들의 슬픔을 지우는 겁니다. 그림자는 슬픔을 지우는 데, 정확히는 슬픔을 봉인하는 데 필요한 재료라고 해두죠. (p.36)


다분히 수상해보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영원히 슬프지 않을 수 있다는 제안에 넘어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림자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그저 빛을 가려 만든 검은 그늘이니까..   빛의 이면에 항상 존재하는 그림자. 그림자를 없앤다고 기존의 슬픔과 앞으로의 슬픔을 전부 느끼지 못할까.. 의아하고 의문스러운데 저자는 슬픔을 그림자로.. 그림자를 슬픔으로.. 이 둘의 상징성을 통해 판타지 미스터리로 풀어냈다. 



"여전히 빛과 어둠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영원한 게 있다면 그건 지옥뿐이야. 감정도 마찬가지다. 영원한 행복은 없다. 그런 게 있다고 설파하는 자가 있다면 필시 사이비겠지."  (p.73) 


주인공 정오는 잃어버렸던 기억을 찾게된다. 어쩌면 정오는 잊고싶었던 기억은 아닐까 했던 기억의 슬픔과 마주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다독이며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꽤 큰 사건사고가 있었던 정오의 과거였기 때문에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슬픔과 행복도 빛과 그림자의 관계와 비슷해요. 예를 들어 상실의 슬픔이 있기 위해선 먼저 잃기 싫은 소중한 존재가 있어야 하죠. 다시 말해 슬픔의 이면에는 행복도 있다는 뜻이예요."  (p.127)


내가 책 속과 같은 상황을 마주하여 그림자를 주면 슬픔을 잊게 해준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림자를 기꺼이 내어주려나..? 내어주고 완전한 슬픔의 상실하면 또 어떤 기분이려나..? 행복이 마구마구 올라오려나..?  


슬픔 삭제는 그림자로 퉁 치는 일이 될 수 없잖아? 근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삶 자체를 잃어버리는 일이 될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아, 나는 그림자의 감정은 들킬 염려가 없어서 '그림자' 자체를 좋아하는데.. 그림자가 사라지면 슬픔도 사라진다는 설정이 독특하지만 여운도 있고 큰 울림이 있었다.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고, 슬픔의 감정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슬픔을 없앤다고 삶이 완벽해지지 않을테니.. 슬픔도 잘 다스리면서 살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 


흡인력있는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 『그림자가 사라진 정오』 ..  추천추천.  :D 




#그림자가사라진정오 #김동하 #네오픽션 #한국문학추천 #한국문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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