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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루프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박서련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4월
평점 :
박서련의 첫 청소년 소설집 『고백루프』
1부 <솔직한 마음>, <안녕, 장수극장>, <엄마만큼 좋아해>
2부 <보름지구>, <고-백-루-프>
3부 <가시>, <발톱>
성장하는 모습이 돋보였던 1부. <안녕, 장수극장>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어떻게 보면 평범한 우리들 이야기다. 폐업을 앞둔 장수극장과 아버지에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느 날 '나'의 학교 학생회장이 찾아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한다. 인터뷰 영상을 학교 축제 때 상영하고자 함이었는데 아버지는 정성 가득 영상을 촬영하여 보내준다. 축제 날, 인터뷰 영상이 나오고 아버지는 장수극장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결정한다. 장수극장은 마을의 역사이기도 하고 추억이기도 했던 곳이다. 언뜻 평범하지만 진솔함이 뭉클하게 와닿은 <안녕, 장수극장>
"어른이 되면 우리 모두 다른 길을 걷겠지만 우리가 이 마을에서 자란 기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장수극장을 잊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축제도 잊을 수 없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p.61)
그리고 2부에 수록된 <고-백-루-프> 표제작이기도 하고 역시 인상적이었다. <고백루프>에서는 인기가 많은 우지현과 함께 수행평가를 하게 된 김현지. 어느 날 지현은 현지에게 축제 때 자신이 공연을 보러 오라고 한다. 지현의 부탁을 외면한 이후 자꾸만 똑같은 날의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런 루프의 갇혀있는 현지는 지현의 공연을 보고 고백을 들으면 이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현지는 지현의 공연도, 고백도 들을 자신이 없다.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혼란스러워하는 현지.. 도망치지 않고 루프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데.. 정체성의 혼란도 고백을 들을 자신이 없어 갈팡질팡하던 현지의 선택을 보며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의 나였다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네가 좋아." (…) "이유는 나도 모르겠어. 그냥 다 좋아. (…) 하루 종일 나하고 같이 있어 줬으면 좋겠다. '나도 좋아해'라고 한 마디만 해 주면 좋겠다." (…) 한참 동안 나도 우지현도 아무 말 않고 서로를 보고 서 있었다. 복도에 꽉 차 있는 투명한 것은 공기가 아니라 우리 사이의 시간인 것 같았다. 그건 보이지 않게 흔들리고 있었다. (p.148~149)
각 부마다 포함된 <작가의 말> 덕분에 각각의 단편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상상력도 좋았고, 끝에 남는 여운도 좋았다. 특히 3부는 작가가 청소년 시절에 쓴 작품이라고 한다. 와우. 십 대의 방황과 심리 묘사가 섬세했다. 청소년도 소설을 쓸 수 있고, 소설가가 되는 일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는 저자. 소설가의 꿈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큰 응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가시>와 <발톱>은 고등학교 2, 3학년에 쓴 작품이라니.. 이미 소설가의 완성형이셨네.. 역시 타고나야 하는가 봉가...
작가 박서련의 첫 청소년 소설집 『고백루프』 ..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과 청소년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어느 하나 좋지 않을 수가 없었던 다채로운 아홉 편의 단편. 읽는 재미가 좋았잖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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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