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츄 -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 암실문고
발튀스.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윤석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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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발견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없던 걸 말이죠. 그런데 고양이를 발견하는 건 아예 놀라운 일입니다! 그 고양이는 마치 무슨 장난감마냥 당신의 삶에 완전히 들어오지는 않으니까요.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고양이는, 지금 당신의 세계에 와 있다 하더라도, 조금은 밖에 머물러 있어요. 늘 그런 식이죠.  (p.18~19) _ 라이너 마리아 릴케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예술가였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발튀스가 길고양이 미츄를 만나는 순간부터 보지못한 순간의 그날까지 고양이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40점의 그림으로 담았다고 한다. 만남과 이별의 인사를 담은 그림.. 낭만적이면서 예쁘면서 슬픈... 



엄마의 연인이었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발튀스 혼자 그린 그림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발튀스가 열세 살 되던 해에 『미츄』를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와. 굉장해.) 발튀스의 천재성을 본 것이기도 한데... 릴케는 발튀스가 화가로 유명해질 거라 예견했고, 적중했다. 릴케의 후원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하고 미술사에 기억될 거장으로 남은 발튀스...  



발튀스는 열 살 무렵, 니옹 성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자꾸만 눈에 밟혀 키워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집으로 데리고 온다. 미츄라는 이름을 같게 된 고양이는 발튀스와 늘 함께 있었다고 한다. 밥을 먹을 때도, 놀 때도, 잘 때도 산책할 때도 늘 함께였던 어느 날.... 미츄는 홀연히 사라졌다. 발튀스는 고양이를 찾아 헤매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발튀스가 처음 경험한 '상실'... 찾고, 잃고... 그런 과정들에서 느낀 감정은 참 많이 슬픈데.. ㅠ 그러면서 성장하는 삶이지만.. 발튀스의 그림에서 어린 나이에 느꼈을 보다 더, 한참을 맴돌고 있을 그런 슬픔이 느꼈다. 그림으로 토해낸 감정이 진하게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른들은 무시하기 쉬운 이러한 상실은 아이의 마음속에 영원히 메을 수 없는 공백을 만든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 없는 아이들은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른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 없는 아이들은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른다 어른들은 아이가 공백의 자리를 건너뛰고, 상실을 받아들이며 조금 더 빨리 어른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그러곤 마치 산타의 정체가 밝혀지는 때처럼, 더 이상 자신이 떠나온 세계를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p.111) 




집안 구석구석 집 밖 이리저리 고양이를 찾는 모습과 결국 고양이를 찾지 못하고 돌아온 발튀스가 눈물을 흘리는 그림에는 나도 덩달아 먹먹해졌다.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에 대한 그리움이 확 느껴졌다는... (흑...)



발튀스가 어린 나이에 고양이와 함께 했던 시간부터 느꼈던 감정들을 그림으로 남긴 것도 대단하고, 그림을 보고 그의 재능을 알아봐준 릴케의 관심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발튀스를 조금이나마 알게되고 그의 그림을 이렇게 볼 수 있게 된 지금이 신기하고 흥미롭다.  얇은 책이지만 서문도 그림도 작품 및 작가의 해설 부분도... 단정하게 남은 이 책의 여운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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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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