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위픽
이혁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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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사랑의 이해> 작가 이혁진. 이번 작품은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다니는 근미래 배경의 소설이다. 고도로 발전한 기술을 보여주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슈마허'를 개발한 재호. 인간의 이동 수단에 대해 긴 시간을 투자하고 개발에 성공하지만 재호의 아들은 아동용 의자인 '무버'에게 의존하며 걷기를 포기한다. 점점 걷는 능력을 잃어가는 아들을 보며 재호는 걱정이 많다. 반면에 슈마허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면서 판매량이 높아지지만 사고로 인해 관심은 뒤집어지는데.... 


폭설이 있던 겨울의 어느 날에 학원 재단 이사장 한영인은 뛰어오는 여자 어린이에게 부딪혀 도로로 밀려나 마주 오던 슈마허에 치이는 사고가 난다. 영인은 몇 해 전에 남편과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던 터라 슈마허를 향한 분노가 커진다. 사고의 정황을 밝혀내기 위해 슈마허와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지만 재호의 회사는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가서 전하세요. 잘못 걸린 거 같다고. 어느 늙고 미친 여자가 이 하찮은 일에 자기 목숨을 걸었다고. (p.124) 


사실 슈마허에 숨겨진 진실이 하나 있었는데... (와.. 이건 상상도 못했다..) 완전자율주행 자동차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 사람을 가격표로 매겨 슈마허에 입력시켜 사고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부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이 앞에 있는데 피할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둘 중 한 사람을 피하지 못한다는 가정하에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우선순위를 따진다는 실행인데... 


아니,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경악스럽다.. 정말 그런 시대가 오면 어떻게 하나.. 문득 걱정과 근심이 생기더라는.. 과연 그게 맞는 건가.. 사람이 편하고자 만든 기술이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사람을 해하는 것만 같고..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면 뭐하나.. 결국 무서운건 발전된 기술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아니라 그 현실을 만드는 사람인 것을.... 여하튼 인간의 욕망은 언제 어디서 어떤식으로 봐도 무섭다...  


인공지능이 주체가 된 시대에 우리는 변함없이 인간적일 수 있을까. 책을 덮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그런 말을 듣고 그런 얼굴을 보기 위해 산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모든 게, 지금껏 있었던 모든 불안, 괴로움, 힘들고 어려웠던 게 눈물조차 없이 다 사라지는, 보상받는 느낌조차 없이 그냥 다 받아들일 수 있게 돼요. 그 모든 게 다 필요했고 가치 있었다는 걸 비로소, 완전히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거죠. (p.161)


그 일은 내게 그런 일이었고 인생도 세상도 그런 일이, 일어나요.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아무리 고개를 돌려도 우리는 모를 뿐이고 실은 우리만 모를 뿐이죠. 인생은 사랑할 가치가 없어요. 세상도 사랑할 가치 같은 건 없어요. 사랑은커녕 살 만한 가치조차 없는 게 세상이고 인생이에요.  (p.162~163)


정해진 답은 없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건 다 다르지만, 그럼에도 우린 사랑을 하고 그래서 답도 있어요. 우리는 이미 다 알아요. 다만 아는 걸 믿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과정이 필요할 뿐이죠. 우리가 해야 할 건 그냥 밀고 나가는 거예요.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아무리 오해받고 모욕당해도, 외면받고 상처 입어도 우릴 밀고 나가는 거죠. 계속, 멈추지도 물러서지도 않고. 그럴 수 있어요. 우리에겐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게 있고, 이렇게 작은 걸로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만큼 우린 단단하고 녹슬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p.168~169)






위픽 시리즈 중에서 가장 분량이 많지 않았나 싶다. (일단 내가 소장하고 있는 위픽 시리즈 도서 중에서는 가장 두꺼움!) 

단편치고는 꽤 묵직했고, 읽어보길 추천. 나는 또 저자의 작품들을 찾아읽고 싶어졌다. (부지런히 좀 읽어보자..ㅠㅠ)  <사랑의 이해>는 구입해놓고 아직도 읽지 않...았는데... 조만간 읽도록 노력해봐야겠네... (프로 표지독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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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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