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이 1,2

[세트] 황금종이 1~2 세트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돈 앞에 인간의 끝없는 욕망 속에 휘둘리는 씁쓸한 자화상을 담은 조정래 장편소설 『황금종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박현규와 윤민서 그리고 변호사 이태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신망이 두텁고 냉철한 변호사 이태하를 통해 돈 때문에 갈등하고 어려워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식이면 동등하게 유산을 물려받으려는 딸들, 보다 더 많이 받으려는 아들들, 갑자기 월세 4배를 요구하는 건물주와 갈등하는 세입자, 청소년들에게 담배 심부름을 하면서 수고비를 받아 생활을 하는 노인, 유산 상속이 걱정되어 아버지의 재혼을 말리는 자녀들.. 취업 실패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수발을 드는 고액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로또와 도박 등으로 인생이 망가진 가장들... 등등.. 하아.. 이 모든 이야기에는 '돈'이 있다. 이 소설에는 돈 때문에 가정이 파탄되고, 돈 때문에 목숨이, 우정이, 인권이 짓밟히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다양하고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책 속 이야기들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뉴스에서 볼 법한 에피소드들이 이젠 더 아무렇지 않게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려나.. 그놈의 돈돈돈. 누군가는 넘치는 돈 때문에 제법 후한 인생을 살고, 누군가는 돈의 여유가 없어 내내 아쉬운 인생을 살고.. 또 돈 때문에 싸우고, 돈 때문에 인간관계가 틀어지고... 참.. 끔찍하다.. 우리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이야기들 모두 임팩트 있었다.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 속 인물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연이은 취업 실패로 돈벌이가 다급했던 전진혜. 엄마 친구의 소개로 돈 많지만 거동이 불편한 서 회장을 돌보는 고액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월 500에 강아지 산책은 물론 서 회장을 씻기는 일까지.. (흐어...) 씻기기만 하면 되잖아, 근데 왜 암묵적 동의가 있는 듯한 같이 씻기는 뭔데... 전진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돈이면 그럴 수 있는 건가.. 휴... (토 나올뻔...)

그리고 주변에서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 부모의 유산을 가지고 형제들끼리 다투는 에피소드는 놀랍지도 않다. 장남이라 더 받고, 아들이라 더 받아야 하고.. 당연함에 욕심부릴 일인가. 물론 물려주신다면 형제들과 동등하게 나누면 되지 않은가. 왜 돈 앞에 부모고 뭐고 안 뵈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하.. 정말... )

'돈……, 돈……, 돈은 무엇인가…….'

이태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보다 훨씬 더 자주 회의에 빠지는 그 물음을 또 곱씹고 있었다. 그러나 인생에 대한 물음이 그렇듯 돈에 대한 물음에도 선명한 답이 없었다. (p.121) _ 『황금종이 1』

돈을 만들어낸 인간은 영원히 돈에 지배당하는 돈의 노예일 뿐인 것이었다. 인간의 본능들 중에서 탐욕을 도려낼 수 없고, 인간의 생활에서 돈을 없앨 수 없으니까. (p.269) _ 『황금종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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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들이지만 드라마 보는 것처럼 인물들과 그들의 에피소드가 생생했다.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담은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현실이기도.. 때문에 마음 한편에 답답함이 남았지만... 몰입도가 좋고 너무나 잘 읽히는 소설이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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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