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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8월
평점 :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하승민 작가의 최신작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동해와 티베트 각각의 배경이 교차되어 꽤 묵직한 이야기가 흐르다. 과거 120만 명이 학살이 된 티베트의 아픈 기억을 알게 되었고, 동해에서는 불법 포경이 자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두 배경에서 인간과 고래, 소통과 연대의 과정을 통해 공생과 화합의 메세지를 담겨있다.
인간과 비인간의 소통을 목표로 개발된 커뮤니케이터. 개발자인 성원은 동해에서 발견된 이드라는 이름의 고래를 만나 커뮤티케이터의 실용성을 입증하려고 동해 울성으로 향한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이미 공간을 뛰어넘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소녀가 있음을 알게된다. 인간과 비인간의 소통. 소녀 돌마가 사는 티베트에는 바다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록빠(돌마가 부르는 고래 이드의 이름)의 목소리를 듣는다.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순간들이다. 어떻게 그 소리를 듣고 인간의 언어로 알아듣는 걸까.
"고래가 내는 소리는 아주 멀리까지 가. 지구 반대편까지도. 한 마리가 하는 말을 다른 고래도 다 같이 들어." (…)
"한 마리가 작살을 맞으면 전 세계에 있는 고래가 그 순간을 공유하겠구나. 고래는 인간을 미워하겠네."
"지구상에 인간을 미워하지 않는 생물이 있기는 할까." (p.213)
돈을 벌기위해 불법으로 고래를 잡으려는 석기와 원구는 바다에서 무리하게 하다가 원구가 먼저 크게 다치고, 석기 또한 후에 잘못된다. 인간의 욕심을 잘 보여준 부분이었다. 많은 장면들이 전환되었는데 그 많은 장면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성원과 승희의 이야기. 바다에서 다친 성원에게 승희의 환상이 건네는 말은 감성적이고 슬프기도.... ㅠㅠ
돌아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 옳은 일을 해. 지지 마. 하지만 즐겨. 웃고 울어. 감정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있는 힘껏, 살아. 나는 나를 부르는 곳에 있어.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나는 있어. 네가 부르면 내가 있을 거야.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나는 널 만날 거야. (p.347)
승희가 남긴 글은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인것 같으면서 굉장히 감동적이고 뭉클했다. 아마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임펙트 있는...!!
기억해. 인간은 언어야. 살아 있는 모든 건 언어야. 우리는 전체의 부분이고 언어는 세계의 파편이야. 우리는 언어야. (p.338)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은 고래와의 교감만을 그린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안에 인간의 욕심, 동물과의 교감, 소통, 치유 등을 느낄 수 있었다. 긴장감이 있었고, 감동적이면서도 묵직한 이야기였다.
하승민 작가의 첫 SF 장편소설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 너무 쉽게 무너지는 듯해 보였던 이드를 보는 동안 너무 마음이 아팠고.. 돌마와 이드의 공간을 뛰어넘는 교감은 아름답게 느껴졌다. 피난민의 길은 너무나 애처롭고 안타까웠으며.. 반대로 성원과 승희의 이야기는 예쁜 인상이 남았고, 따로 그들의 이야기가 더 나와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ㅎ
초반 부분 몰입이 조금 어려웠던 것 빼고는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소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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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