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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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말랑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어린이의 문장』

 

23년 차 초등학교 교사이자 8년이나 담임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 아이들의 일기를 검사하는 일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의 글쓰기를 향상 시켜줄 '주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인권침해라니.... 우리때는 그런게 어딨어....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았었는데... 세상 참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하는 부분...ㅋ)

 

아이들의 말랑말랑하고 지구도 뿌실 귀엽고 유쾌한 글과 그에 대한 저자의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이 참 좋았던 『어린이의 문장』 .. 삶을 응원하는 메세지가 좋았다.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시선과 표현에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저자의 공감되는 글에는 무릎을 탁!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누구나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의 글이었다.

 

나는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는 뛸 수 없어서 아쉽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은 마당이 넓은 단독주택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집 짱이다. (p.76)

 

너무나 현실적인 아이들의 고충.. 우리 조카님이 크는 동안에도 수십번도 더 한 말이기도 한 '뛰지마~ 뛰면 밑에 층에 사시는 분이 머리에 뿔이 나서 이놈~하러 오실거야.' ㅋㅋㅋ

 

우리 집은 3층까지 있다. 내 방은 3층 구석탱이다. 3층 구석탱이 방은 지금 공사 중이다. 거기 옆이 동생 방인데 거기가 내 방의 두 배다. 내 방이 약간 세모 나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래서 조금 불편하다. 나는 그래도 내 방이 편하다. (p.77)

 

이에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시간이 쌓인 공간엔 자신의 추억도 곳곳에 쌓인다(p.78)고... 나는 그 말이 왜 그리 좋던지... :D

 

내가 머무르는 곳에는 단지 나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공간과 내가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감각이 습관화된다. (…)

이 공간이 참 좋다. 내가 내 본 모양과 만나는 것 같아서 마냥 좋은 공간. 다른 사람이 명명해준 역할을 잠시 접고 오롯이 '나'로 있을 수 있는 공간.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p.81~82)

 

나도 나만의 공간인 내 방을 정말 좋아하는데.. 나의 마지막이 내 방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말 자주 하는 편이라는... ㅎ 아무튼!!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가 많지만 공간에 대한 언급에 유독 기억에 남았다.




■ 책 속 문장 Pick

 

삶이란 누군가 알려주는 기준에서 '나만의 기준'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삶에서 똑같은 결과를 내는 기준은 찾기 어렵다. 모두가 제각가의 모양으로 살아가니 개개 일생의 스토리는 하나같이 다채롭기 때문이다. 자기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칠하며 살다 보면 어느 곳은 뭉침이, 어느 곳은 번짐이, 또 어느 곳은 채색조차 안 된 채로 남아 있는 게 우리 삶의 원화(原畵)이지 않던가. (p.65)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라는 말은 항상 머릿속에 지니고 다니는 문장이다. 단지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것들을 욱여넣고 사느라 필요한 타이밍에 제때 인출이 안 되는 게 문제지만. 깨달음은 항상 늦게 오고, '철들자 망령'인 게 삶인가, 생각하면 씁쓸하다 못해 슬퍼진다. (p.89)

 

 

세상의 정해진 색을 넘어 색과 색 사이에도 다른 많은 색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 서로 다른 색들이 섞이면 새롭고 신비한 색이 만들어질 수도 있음을 아는 것. 이상한 색도, 멋진 색도 조화를 이루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p.119~120)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일은 그만두라고. 다른 사람, 형제자매들에게 타인을 보살피면서 느끼는 멋진 기분을 빼앗지 말라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 마냥 끄떡이지만은 말라고. 한계를 정하고 그 한계에 도달하면 감추지 말라고. 실수할 수 있으니 여유로움을 갖고 삶을 조금 덜 진지하게 살라고." (p.134~135)

 

 

신선한 아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저랬나 싶고 막... 초등학교 때 일기 찾아봐야겠다.. ㅋㅋ

읽는 내내 위로가 되는 글에 마음이 단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어린이의 문장』 .. 이 따뜻한 기분이 오래 머물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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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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