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수많은 작가들의 찬사를 받은 배명훈 SF 단편 소설집 『미래과거시제』
<수요곡선의 수호자>, <차카타파의 열망으로>, <미래과거시제>, <접히는 신들>, <인류의 대변자>, <임시 조종사>, <홈,어웨이>, <절반의 존재>, <알람이 울리면> 총 아홉 편의 단편이 담겨있는 소설집.
표제작인 <미래과거시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 세계에서 가능한 시제가 등장한다. 튀르키예어 시제 연구와 미래에서 온 시제를 경험하는 김은경, 미래에서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 인물 강은신.. 정말 특이하고 기발함이 느껴졌던 단편이다. 시간과 언어를 다룬 SF 소설이기도 하고 은경과 은신의 러브스토리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미래과거시제' :D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수요곡선의 수호자>이다. 심해 도시의 건설 현장을 배경으로 인간처럼 감정이 있는 로봇 마사로 이야기. 독특하게도 수요곡선을 상승시키기 위한 로봇인 마사로. 버려진 마사로는 슬프면서도 유쾌했다. 다시 만난 유희가 마사로에게 진심으로 던진 한 마디에 나 울어.... ㅠㅠ
세상이 갑자기 환해졌다. 눈앞에는 유희가 서 있었다.
마침내 깨어난 마사로에게 유희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마사로, 다시 가서 세상을 구해."
성능이 꽤 좋은 마사로의 기억에 그 말이 영원히 각인되었다. (p.55)
이외의 단편들 모두 독창적이고 기발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지? 정말 멋져. 사실은.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SF는 쉽게 읽히지 않는 장르이다. (대단한 상상력에 못 따라가는 사람...) 그래서 정말 솔직히 완벽하게 스미듯이 좋았다고는 못 하겠지만.. 언어를 가지고 이렇게 가지고 놀 수도 있음에 놀람과 감탄이 있었던 책!! :) 이 책을 통해 배명훈 작가님을 기억할 것 같다. 다음 작품이 나오면 꼭 봐야짓.
■ 책 속 문장 pICK
"다행이다. 그럼 됐어. 잘 가고 잘 살아.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나야 뭐 공사 재개되면 어떻게든 나갈 수 있겠지. 그림 좀 보다가 전원 내리고 자면 돼. 누가 또 깨우겠지. 중간에 깨어나서 너를 만나 즐거웠어. 나는 그거면 됐으니까 너는 너를 구해." (p.45) _ 수요곡선의 수호자
마사로는 자기가 왜 미움을 받았는지 생각했다. 바닷속처럼 캄캄한 마음들을.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거 처음부터 다 틀려먹었다고 떠들고 다니는 녀석이라니 역시 파묻어버려야겠어, 하는 엇나간 정의감도. (p.52) _ 수요곡선의 수호자
그래도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은경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확정적으로 일어난 미래의 일. 암과 엄으로 기록되는 사건.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난 날이 언젠가 한 번 더 돌아온다는 사실. (p.117) _ 미래과거시제
"말도 안 돼!"
"말 돼."
"신을 접었다고?"
"외계인을. 종이로 접은 것뿐이니까, 일단은 겉모습만 알 수 있을 뿐이지만. 게다가 여기서는 27미터짜리 종이가 없어서 실물보다 훨씬 작게 접어봤어."
"얼굴 보니까, 완성한 지 얼마 안 됐구나!"
"어제. 너 돌아가고 나서." (p.160~161) _ 접히는 신들
김초엽 작가의 추천사에 격하게 공감하며...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D
#미래과거시제 #배명훈 #북하우스 #단편소설집 #SF #장르소설 #한국소설 #SF소설 #소설책추천 #단편소설추천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