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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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소중한 현실을 눈여겨보게 만드는 마술적이고 아름다운 속삭임

 

 

학교에서 돌아온 집에 돌아온 로즈에게 엄마는 레몬 초코 케이크를 구워준다. 진한 풍미의 케이크를 한 입 넣은 로즈는 재료 아래 숨어 있는 맛을 느낀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맛, 아스피린 같은 맛, 어딘가 구멍 뚫린 맛.. 을 느낀 로즈. 그 이후로 로즈는 음식에서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의 감정을 느낀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능력을 발견하게 된 로즈..

 

분명 초콜릿 맛이었지만, 그 맛이 퍼지며 흔적을 남기는 동안 동시에 내 입안에 가득차는 것은, 하찮음과 위축된, 화가 난 느낌의 맛, 어쨌든 엄마와 연관이 있는 듯한 거리감의 맛, 엄마의 복잡한 소용돌이 같은 생각의 맛이었다. 마치 아스피린을 여러 알 집어 먹게 만드는 두통 때문에 이를 앙 다무는 엄마의 느낌까지 맛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 그중 어느 것도 아주 고약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맛에서는 뭔가가 빠져 있는, 어딘가 구멍이 뚦린 듯한 맛이 났다. 레몬과 초콜릿이 그 뚫린 구멍을 그저 감싸고 있는 것만 같았다……. (p.20~21)

 

로즈네 가족은 아빠, 엄마, 오빠 그리고 로즈 이렇게 네 식구이다. 법조인이자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지만 어딘가 손님같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아빠, 다정하고 사랑이 넘치고 손재주가 있지만 외로운 엄마 그리고 과학 분야에 천재성을 보이지만 과묵하고 늘 매번 혼자있고 싶어 하는 오빠 조지프.. 반대로 밝고 낙천적이고 친화력 있는 로즈.. 누가봐도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도 하고, 비밀을 하나씩 알게되기도 하고..

 


우리 아버지는, 아빠가 말했다, 가게에 들어가 숨을 한 번 들이마시면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단다. 누가 행복한지, 누가 불행한지, 누가 아픈지 기가 막히게 맞혔지. 하늘에 맹세코 사실어었어. (p.55)



특히 로즈는 너무 어린나이에 알아버린 자신의 알수없는 능력에 힘들어 한다. 무슨 음식을 먹게되든 만든 사람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 괴로워하는 로즈. 타인의 감정을 외면하기가 참 어렵다. 로즈가 엄마가 만든 레몬 케이크에 담긴 엄마의 감정을 아는 순간- 엄마의 텅 빈 마음, 엄마의 외로움을 알게 되는 그 순간-은 이야기의 초반이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오빠 조지프에 대한 로즈의 애틋함도 느낄수 있었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은 로즈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는데 정말 너무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를테면 침묵의 식사자리, 각자 할 일만 하는 시간들, 함께 있지만 함께 있지 않은 적막한 시간들.. 서로를 걱정하고 위하기도 하지만 과한 배려로 어딘가 조금 거리감이 있는 듯한 가족의 모습이지 않았나 싶었다. 때문에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는 잠시 같이 서 있었다. 오빠는 깊고 한결같은 호흡으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 안테나 같은 속눈썹과 손가락 끝. 나는 오빠가 가족에 대해 뭘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뭘 모르고 있을까도. 그는 어떤 가족 속에 살고 있는 것일까. 내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p.189)

나는 사람들이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잇는 감정을 맛으로 느낄 수 있거든. (p.220)

 


만약 로즈와 같은 능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음식을 먹는 게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정말 너무너무. 타인의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으려나 싶다가도 너무 많은 감정을 알게 된다면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등장인물들이 서로에 대한 감정들이 절제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슬프기도 따뜻하기도 했다. 이도우 작가님의 추천사에 격한 공감을 하며... 여운이 남은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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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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