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도시 타코야키

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기후 변화로 인해 육지가 모두 바다로 변한 지구. 생존을 위한 인류의 이야기를 담은 여섯 편의 연작 소설집!

녹인 빙하에서 퍼진 바이러스로 전염병이 발생했는데 어떻게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는 노력과 마음이 돋보였던 <불가사리>, 배를 타고 떠돌면서 바다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살아가는데 인간은 돌고래들을 과욕으로 학대하는 모습이 담긴 <바다와 함께 춤을>, 수중 생활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 수인과 수인의 능력을 탐내는 인간들의 대립 <파라다이스>, 해저도시를 세우고 인류는 자멸해가는데 유일한 대안은 수인 배달부 뿐인 <해저도시 배달부>, 돔 벽을 청소하기 위해 태어난 문과 타코야키 트럭 루나의 에피소드이자 표제작인 <해저도시 타코야키>, 쓰레기를 치우는 수인들의 바라와 지구의 회복의 간절함 <산호 트리>

독특하고 신선한 설정의 연작 소설집이었다. 어느 하나 재미없지 않았던 책. 개인적으로는 <파라다이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섯 편의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인간의 욕망이 무서워지는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모든 건 인간들의 욕심 때문이었는데.. 현실과 판타지가 묘하게 잘 섞여 있었고 해저도시, 수인 등 상상력이 돋보였던 작품들이었다.

■ 책 속 문장 Pick

배 인간들은 나에게 상어와 돌고래를 불러내면 처음 온 날처럼 따뜻한 음식과 푹신한 침대, 온수 샤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바다에 사는 나에게 그런 건 다 필요 없었다. (…) 선물이라며, 좋은 것이라며 내면 것들을 내가 다 거절하자 인간들은 나를 바다가 보이는 갑판에 데려갔다. 코앞에 바다가 보이니 뛰어들고 싶었다. 내가 도망치려고 있는 힘껏 반항하자 말을 안 듣는 나쁜 아이라며 내 뺨을 때렸다. 저절로 나온 비명을 듣고 멀리 있던 어떤 돌고래가 다가오며 괜찮은지 물었다. 그때부터였다. 인간들은 내가 비명을 지르도록 폭력을 가했다.  (p.105)

자연이니까, 서로 먹고 먹히며 순환하는 게 바다니까, 먹고살기 위해 사냥을 하는 건 이해할 수 있었따. 그러나 이건 생존을 위한 게 아니었다. 순전히 재미를 위한 학살이었다.

나 때문이었다. 내 비명이 새어 나오지 않았으면 상어들과 돌고래들이 평소에 잘 피해 다니던 배 주위로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p.109)

우리는 멸망과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웃는 날이 더 많을 거라 믿었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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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