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여사는 킬러 네오픽션 ON시리즈 7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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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가 되는 거네요. 7천만 원 때문에." (p.20)

 

심은옥은 13년 동안 칼질을 하며 돈을 벌었다. 남편과 있을 때는 거의 혼자서 정육점을 운영했다. 남편은 당뇨로 건강을 점점 잃고 어느 날엔 술 먹고 차를 몰고 나가 호프집을 들이박고 사망했다. 남편은 자살로 판명되어서 보험금으로도 보상받지 못했고 정육점을 정리하여 호프집에 변상을 했다. 방 두 개짜리 아파트만 남은 심은옥에게는 아빠 죽음 이후 공부에 미친 딸 '진아'와 등록금이 없어 입학하자마자 군대에 간 아들 '진섭'이가 있다. 심은옥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트 정육코너에 일하게 되지만 사장이 도박으로 구속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제 또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한 마음으로 구인정보지를 살피는데 그때 시선을 잡는 문구.

 

'40세 이상 주부 사원 모집, 월 300 보장, 비밀 유지 상여금 500% 지급, 스마일.' (p.11)

 

경력도 이력도 단출한 심은옥은 혹시나 싶은 마음에 면접을 보러 가게 된다. '스마일'은 업체 이름이었고 흥신소였다. 정육점에서 일한 경력이 마음에 든 사장 박태상은 심은옥에서 칼을 쥐어 보라 요청한다. 그리곤 금괴 하나를 꺼내며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이면 7천만 원에 상당하는 금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심은옥에게는 정말 큰돈. 그 돈이면 행복해질 수도 있는 돈. 누군가를 죽이면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스마일 흥신소로 출근하게 되는 심은옥. 타고난 킬러의 자질을 가진 심은옥. 덕분에 스마일 흥신소는 흥하고 경쟁업체는 이들을 견제하기 시작하는데...


심은옥이 중심이 되어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지는 『심여사는 킬러』

횟집에서 일하면서 일이 꼬여버린 스마일 흥신소 사장 박태상, 어머니를 찾아 서울에 왔다가 또 어쩌다 보니 박태상과 엮여서 스마일 흥신소에 그대로 눌러앉아 일하게 된 최준기, 젊은 시절에 심은옥을 좋아했지만 거절당하고 깡패가 되어버린 경쟁업체 행복 기획 나한철 사장, 똑똑하고 눈치도 빠르고 공부 잘하는 심은옥의 딸 김진아, 엄마를 도와주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다가 얼떨결에 행복 기획에 취직하게 된 김진섭... 등등등 그 외 인물도 엄청 많은데... 옴니버스 형식으로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하다. 너무 많은 언급은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멈춤... ㅋ

 

아무튼!! 킬러가 되어 킬러로서의 일을 하는 심은옥. 무작정 죽이는 게 아니라 어떤 이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미움을 산 누군가를 없앤다. 뭐.. 사실 '킬러'는 다소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에 담긴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사건 사고들, 인간의 이면에 있는 욕망들은 굉장히 현실적이게 느껴졌다. 심은옥 여사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은 주위를 둘러보면 볼 수 있을 법한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다. 특히 심은옥은 평소에는 어딘가 웃기고 허당미가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데... 킬러 심은옥이지 않을 때는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냥 가장으로서 엄마로서 여자로서 마음이 동해서일지도..

 

인간의 추악한 본성, 거짓, 배신.. 등 나쁜 짓을 행하고도 버젓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날리는 칼 끝이 잔혹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자업자득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킬러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리 사회, 우리가 사는 이야기, 사회적인 문제들이 잘 섞여 있어 재밌게, 가끔 잔혹하지만 통쾌하게 읽은 『심여사는 킬러』 ..


 


 

■ 책 속 문장 Pick

"단도직입적으로 제안하겠습니다. 킬러가 되어주세요. 누구나 죽이고 싶도록 미운 사람이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요? 심여사님이 결심만 하시면 억울한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신 이뤄줄 수 있습니다."   (P.18)

 

"이 바닥은 다세대주택 같은 곳이에요. 한 지붕 아래 여럿이 한살이를 하는 거죠. 서로의 얼굴은 몰라도 솜씨만 보면 단박에 칼 주인이 누군지 알아챌 정도죠. 제가 왜 흥신소에 만족하지 않고 킬러를 고용했는지 아세요? 마구잡이로 어린애나 여자까지도 죄책감 없이 죽이는 이웃들이 보기 싫었어요. 우리 땐 안 그랬거든요. 하긴, 예전엔 누굴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요. 아무튼 실력자는 함부로 이직을 못 해요. 보복이 두렵고 소문이 무서운 거죠."   (P.60)

 


 


흠.. 60페이지의 문장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킬러'라는 타이틀 없이도 정말 누군가를 해하는 뉴스들을 자주 접하는 요즘을.. 예전에는 상상이나 했을까.. 길을 걷다가, 술 마시다가, 아이가 울어서.. 등등 책 속 이야기처럼 죽여마땅한 인물들이(말이 그렇다는 얘기) 죽는게 아니라 전혀 그럴 이유가 없는 죽음들.. 죄책감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건들이 많은 것 같다.. 킬러라 딱히 칭하지 않아도 누구나 킬러가 되는 요즘.. 하- 제발 좀.. 사람답게 살았으면 좋겠다..

 

강지영 작가님 <신문물 검역소>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 또한 재밌었다!! :D

 

몰입도 좋았던 웃기고 재밌는데 애잔하기까지 한 옴니버스 스릴러 소설 『심여사는 킬러』 .. 재밌게 읽을 소설 찾는다면 추천해본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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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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