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
레이죠 히로코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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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내 마음에 '너'라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대학교를 휴학하고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사츠타. 어느 날 사츠타의 엄마는 먼 친척인 이에하라 할머니의 비어있는 버찌관에 머물며 집 관리를 제안한다. 사츠타에게는 너무 갑작스럽지만 버찌관을 둘러 보고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에하라 할머니의 손녀라고 하는 '리리나'가 들어와 함께 살게되고, 집 관리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인 리리나를 케어하기까지 해야한다. 버찌관에 머물면서 리리나와 이런저런 에피소드와 기억이 쌓여가는데 이에하라 할머니가 돌아온다는 소식과 함께 사츠타는 더 이상 버찌관에서 머물수 없게 된다. 미우나고우나 정이 쌓여버린 리리나와 헤어져야함이 서운하지만 마지막 날에 서로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벚꽃 구경을 함께 하기로 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에 갑작스런 사고가 생기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한참 어린 리리나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갑자기 등장한 것도 그렇고 사츠타에게 다소 무례하게 말하는 장면들이 조금(아주 조금) 불편했다. 부성애까지 소환하면서 리리나를 이해하려는 사츠타를 보면서 또 그렇게까지 그런 감정이 생기나... 싶기도 했던 것 같다. 장르가 분명 로맨스라고 했는데.... 미스터리 추리소설인가 싶었던 초반.... 갸우뚱.. 하지만 후반에는 반전과 로맨스로 이어졌다. 반전이 아니었으면 계속 다른 장르로 오해했을 뻔! ㅎ

 

 

그때 왜 손을 놓지 않았을까.

손을 놓았더라면.

손만 놓았었더라면. (p.9) _ 프롤로그

 

 

그런의미에서 스포는 하지 않겠음! 다만.. 반전 속 사츠타에게는 두 개로 이어진 버찌처럼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 프롤로그의 이 세줄의 문장이 사츠타의 감정과 책의 제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무던하고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이별인 것 같았지만 마지막을 덮고 나니 슬픔의 여운이.... 또르르...

 

 


 

■ 책 속 문장 Pick

나밖에 없는 집에서 뒹굴며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들으면서 노란 불빛에 희미하게 비추는 책장에 꽂힌 책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스르르 풀어져서, 마치 나를 가둔 틀이 천천히 열리고 내 속을 하나하나 꺼내 서늘한 밤공기 속에 펼쳐놓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면에 쌓여있던 불필요한 열기와 습기가 점점 사라지는게 느껴진다. 안정이나 힐링과는 조금 결이 다른, 스스로 정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p. 22

 

지금까지의 나는 '상실'을 두려워했다.

누군가와 깊이 연을 맺고, 그 누군가의 행복을 항상 비는 관계가 되는 게 두려웠다. 귀찮고,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만 하고, 자유로워지지 못하고,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느낌. 그런 감정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이겠지.

하지만 죽도록 노력해서 이런저런 일을 극복해 누군가와 맺어진다 해도, 영원하지 않다. 반드시 무슨 일인가가 벌어져 그 관계는 소멸한다.  p. 88

 

아무리 현실감 넘쳐도 역시 버찌관은 모두 내 기억을 바탕으로 한, 공상으로 이루어진 허상이었다.   p. 151



반전이 있는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반전이 조금은 슬프기도 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페이지는 리리나를 잃을까봐.. '상실'을 두려워하는 사츠타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됨'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상실'. 누가되었던지간에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쏟은 상대의 존재와 나의 존재도 잃게 되는 이별의 슬픔.. 비단 사랑했던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이 될 수도 있을 그 상실의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 잘 알기에.. 거기에 따라오는 감정의 바닥도 알기에.. 나는 그 여운이 좀 길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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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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