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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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저자의 시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바라 본 시선에 나는 솔직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언급된 프로그램 중에 본 것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예능에서 드라마 등에서 여성주의 시선으로 여성주의 관점으로 분석했다는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같은 프로그램의(몇 안되는) 같은 장면을 본 것 같은데 난 왜 느끼지 못했던 건가 싶었던 마음이 들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TV는 아무생각없이 보는 나라숴............)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는 여성에 대한 차별들을 이렇게 날카롭게 짚어내다니.. TV 속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어서 너무 사소하게 당연한것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그저 재밌게만 봤었던 것 같은데.. 하아.. 아하하하핳.. 자기 반성하게되는 ....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를 보고 여성들의 방에 화장대가 자리잡은 책상의 부재를 짚을 줄이야.. 답답한 일이 아닐수가 없는데.. 나는 대부분의 콘텐츠들을 재미로만 보아왔다니.. 와....



1장 여전히 화면 안에 살아남은 것들

2장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퍼져나갈 때

3장 나는 이걸 사랑이라 부르고 싶어

4장 남성중심문화를 거부하는 여자들

 


영상 콘텐츠를 여성주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을 즐긴다는 저자. 그래서인지 드라마든 뭐든 재미위주로 보는 나인데.. 29편의 콘텐츠를 언급하며 이렇게 여성주의 시선으로 다시 보니 공감이 되는 부분이 꽤 많았던 것 같다.

 

가장 최근에(이마저도 몇 달전..) 재방송으로 검블유 드라마를 정주행 했는데.. 드라마에서처럼 세 명의 여주인공들은 참 멋있었다. 그런 이들이 어딘가 있기야 하겠지만 내 주변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내내 실제로도 존재할까?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드라마니까 가능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 그냥 그렇게 넘겼었는데..저자와 비슷한 시선을 마주하니 괜히 반가운 마음도 들기도 했다.. :D

 

영상으로도 유명한 보건교사 안은영.. 얼른 책으로 읽어봐야겠지만.. 정말이지, 스타트업은 김선호 배우님 보느라 이런저런 생각하지도 못했는데..ㅋㅋㅋㅋ 아.. 증말.. 나란 사람.. 너무 재미로만 보는구나...

 

저자의 시선으로 읽고 난 후에 내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다음의 물음표' 또한 인상적이었다. 게으르고 재미로만 보던 나에게 자극제가 되어 준 것 같다. 이제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다른 시선으로 볼 줄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책 속의 문장 Pick

 

이 '선택적 재미있음'의 근간은 도대체 어디서 시작된 걸까. 여성을 대상화·타자화하지 않고는 힙합하는 방법을 모르는 몰지각에서 비롯한 걸까. '대상화'가 여성을 그저 섹슈얼한 존재로만 그려낸다면, '타자화'는 주체성을 박탈시키고 우리 무리에 어울리지 않음을 부각해 소외시킨다. (p.67) _ <고등래퍼 3> 이영지가 이영지했다

 

어떤 것도 나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 이름 안에는 오직 나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p.92) _ <신입사관 구해령> 가장 거짓되고 가장 진실된

 

타인이 던진 고통은 잊어버리고 여자들이 꿋꿋이 살아남으면 좋겠다. 달리기가 가르쳐 준 대로, 자기 생애 맞는 호흡법으로 공기를 가르며 대지를 유영하면 좋겠다. 하니가 그랬던가. 우리는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친구가 됐겠다고. 어딘가에 있을, 나의 친구가 될 운명인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더 자유롭게 땅을 내디디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게 그저 이런 인사뿐인 언젠가를 상상하며.

"잘 자. 우리 내일 또 만나." (p.108) _ <달리는 사이> 잘자 우리 내일 또 만나

 

남성 연예인들이 불법 촬영, 약물 강간, 성추행 등 각종 성범죄로 논란이 되는 와중에 여성들은 서로를 지켜주고 위로하고 사랑한다. '언니'라는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감정을 공유하는 이유기도 하다. 우리의 언니들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어쭙잖은 평가와 악플, 신경전으로 노출되지 않게 할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지켜주고 위로하고 사랑할 차례다. (p.145) _ <캠핑클럽> 언니들이 돌아왔다

 

모든 여성이 존재의 이유나 쓸모를 조금도 의심할 필요 없이 그냥 오늘을 살면 좋겠다. (p.188) _ <소울> 다만 가끔은 살고 싶어





 

 

책을 덮으며 그저 가볍게만 보던 콘텐츠들을 이제는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장 막 관찰하고 날카롭게 짚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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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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